‘4위도 위태’ 아스날, 벵거 고집이 결국 화근

데일리안 스포츠 = 윤효상 객원기자

입력 2016.04.30 22:12  수정 2016.04.30 19:12

5위 맨유 추격에 4위 자리 장담 못해

이적시장에서의 소극적인 태도, 올 시즌도 이어져

아스날 뱅거 감독. ⓒ 게티이미지

‘올해는 다르다’가 벌써 12년째다. 이제는 4위 수성도 걱정해야 한다.

아스날은 1일(한국시각) 영국 에미리츠 스타디움서 열리는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노리치 시티와 맞붙는다.

시즌 막바지 들어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아스날은 남은 일정에서 전승에 가까운 성적을 거둬야 그나마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첼시, 맨시티 등이 동시에 급락하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시즌 중반기까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아스날은 결국 올 시즌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말았다. 지난해까지 2연패를 달성했던 FA컵도 어처구니없이 떨어져 시즌 무관이 확정됐다.

모든 화살은 10년 넘게 EPL 우승을 남의 잔치로만 여기고 있는 벵거 감독에게 향하고 있다. 특히 매번 같은 상황·결과가 반복되는 데도 그의 독단과 고집은 여전하다.

우선, 그간 이어져 왔던 이적시장에서의 소극적인 태도는 시즌 개막 전부터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대목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팀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골키퍼 문제는 ‘베테랑’ 체흐 영입을 통해 단번에 해결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주전들의 체력 부담이 적지 않았던 중앙 미드필더를 포함해 여전히 무게감이 떨어지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각 요소에 필요했던 보강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벵거 감독은 “지금의 스쿼드에 만족한다”며 이유 모를 자신감을 내비쳤다.

직전 시즌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스쿼드로 시즌에 나선 아스날은 결국 연이어 발생한 부상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팀 전체 기류에 휩쓸려 선수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연스레 순위는 떨어졌다. 겨울 이적시장서 엘네니를 긴급 영입해 출혈을 뒤늦게나마 막으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안일한 선수단 운용 및 전술도 결정타다. ‘아름다운 축구’를 표방하는 벵거 감독의 플랜 A는 상대에 가로막히면 차선책 없이 무너졌다. 이는 여러 해를 거듭하면서도 개선이 되지 않았다.

FA컵 3연패 대기록을 노렸던 벵거 감독은 지난달 홈에서 치른 왓포드와의 8강전서 지루, 산체스, 외질, 메르테자커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올려 승기를 노렸지만 돌아온 것은 1-2 패배였다.

당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피로 누적이 심했던 주전 선수들의 체력도, 그리고 결과도 잃은 아스날은 이후 바르셀로나에게 또 다시 패하며 챔피언스리그까지 탈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했다.

아스날과 벵거 감독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죽기 살기로 4위를 수성해야 한다. “벵거 아웃”을 외치며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 팬들의 아우성은 식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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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상 기자 (benn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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