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28일 임창용과 연봉 3억 원에 입단 합의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현재 임창용은 괌에서 개인 훈련 중이며, 귀국하는 대로 정식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여기에 임창용은 보장된 연봉 3억 원을 전액 기부할 방침이다.
임창용의 KIA행은 아주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앞서 임창용은 2014시즌 후 마카오에서 불법해외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말 검찰에 기소됐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KBO도 임창용에 대해 복귀 시 해당 시즌 50%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임창용은 사과문을 통해 실망을 안긴 야구팬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받았던 사랑을 보답하고 마무리를 짓고 싶다는 뉘앙스도 함께 내비쳤다.
임창용은 지난 2014년 KBO리그로 복귀한 뒤 2년 연속 30세이브를 거둔데 이어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특급 마무리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지만 특유의 뱀직구를 앞세워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런 임창용 영입을 바라는 구단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를 품기에는 여론이 너무 좋지 않았다. 모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팬들의 비난까지 고려해야 했기에 영입했을 경우 후폭풍이 거세게 일 수 있었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징계가 확정된 마당에 임창용이 속죄하고 구제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반전의 계기는 다름 아닌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의 침묵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같은 혐의를 받은 임창용과 윤성환, 안지만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했다. 대가는 혹독했다. 투수력의 절반이라 평가받은 이들이 빠지자 삼성의 통합 5연패 꿈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리고 구단 측은 시즌이 끝난 뒤 임창용만을 방출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보류 상태에 빠진 이유는 검찰 조사를 받은 임창용, 오승환과 달리 경찰에 수사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다섯 달이 지나도록 답보상태만을 보이고 있다.
난감해진 쪽은 삼성 구단과 윤성환, 안지만이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지속됐다. 삼성은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이들을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연습경기에 내보내지 않았고,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팬들은 윤성환과 안지만이 법적 무죄를 주장하더라도 최소 도덕적 사죄는 이뤄졌어야 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사이 임창용에 대한 비난 여론은 순풍이 불기 시작했고, 물밑 접촉을 시도한 KIA가 먼저 칼을 빼들었다. 정황상 임창용은 KIA와의 정식 계약을 체결한 뒤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 매를 먼저 맞은 임창용은 일정상 KIA의 73번째 경기인 6월 24일 창원 NC전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과연 그때까지 윤성환과 안지만도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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