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베니테스-뉴캐슬의 뻔한 동행?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3.13 06:29  수정 2016.03.13 00:09

뉴캐슬과 3년 계약, 프리미어리그로 3년 만에 복귀

중하위권 전전하는 뉴캐슬, 저니맨 베니테스의 조합 관심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의 감독으로 새롭게 부임한 라파엘 베니테스. ⓒ 게티이미지

라파엘 베니테스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잉글랜드 뉴캐슬의 사령탑을 맡으며 프리미어리그(EPL)로 복귀한다.

뉴캐슬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스티브 맥클라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뉴캐슬은 현재 6승 6무 16패로 19위에 머물러 있으며 최근 3연패의 수렁에 허덕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로 3년 만의 귀환이다. 베니테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 첼시 등 여러 명문클럽들을 지휘하며 많은 성공을 일궜다. 프리미어리그팀을 이끌고 유럽 챔피언스리그(2005년 리버풀)와 유로파리그(2013년 첼시) 우승을 모두 경험해본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기도 하다.

베니테스와 뉴캐슬의 만남에는 기묘한 공통점이 있다. 뉴캐슬은 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축구 전통의 명문인데다 EPL 초창기만 해도 손꼽히는 강호였지만, 지금은 중하위권을 전전하는 그저 그런 팀이 된지 오래다.

베니테스 감독 역시 한 때 유럽축구계에서 인정받는 명장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팀을 전전하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저니맨으로 전락했다. 강등권 위기에 놓인 팀과 커리어의 하향세에 놓여있는 지도자의 만남은 참 얄궂은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베니테스 감독은 과거 첼시, 리버풀, 인터밀란, 발렌시아 등 빅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명문팀들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불과 3개월 전까지는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시즌 중반에 강등권 팀의 구원투수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성기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레알에서의 실패는 베니테스의 감독 커리어에 있어서 큰 오점을 남겼다. 인터밀란에서도 6개월 만에 경질된 적이 있지만, 레알에서는 선수단 장악 실패를 비롯해 국왕컵 부정선수 출전과 몰수패 파문, 선수-언론-팬들과의 불화 등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 뉴캐슬에서 쉽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강등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우승 경쟁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다. 뉴캐슬은 현재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선덜랜드와 승점차가 단 1에 불과해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16위 스완지 시티(승점 33)와는 무려 9 차이가 난다. 최하위 애스턴빌라(승점 16)의 강등이 거의 기정사실로 보이는 가운데, 남은 강등 두 자리를 놓고 뉴캐슬과 승점이 같은 노리치시티(승점 24), 그리고 선덜랜드(승점 25)의 3파전 양상이다.

더구나 뉴캐슬은 최근 감독들의 무덤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구단이다. 최근 10년간 뉴캐슬을 거쳐간 감독만 무려 11명으로 평균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는 한편으로 구단 운영에 그만큼 허점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시 리버풀 시절 이후 한 팀에서 그리 오래 머물지 못했던 베니테스 감독으로서는 뉴캐슬행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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