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11일(한국시간)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시범경기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사구 1개를 기록했다.
앞서 김현수는 시범경기 21타석에 들어서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무안타 행진이 계속되며 선수 본인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부담을 안고 들어선 첫 타석에서도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2회 상대 선발 브라이언 미첼을 상대로 2루 땅볼을 기록한 김현수는 4회에는 카일 헤인즈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비록 사구이긴 했지만 이번 시범경기 첫 출루라는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6회에는 두산 시절 동료였던 앤소니 스와잭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에 그쳤던 김현수는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드디어 안타가 나왔다. 2사 만루에서 제임스 패로즈를 공을 공략한 김현수는 유격수 깊은 쪽으로 흘렀고, 전력을 다해 뛴 끝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아주 잘 맞은 타구에 의한 안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첫 안타 신고는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김현수는 이번 시범경기 들어 예상 밖으로 부진이 길어지자 선수 본인도 엄청난 부담을 갖고 있었다. 이는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 특히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빠른 볼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배트가 먼저 나가게 되고, 이로 인해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라며 지적할 정도였다. 결국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제 스스로 끊지 못하는 셈이었다.
메이저리거들인 상대 투수들의 구위가 예상 밖으로 뛰어난 부분에 대해서도 김현수는 깜짝 놀란 모습이다. 김현수는 지난 6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가 끝난 뒤 "수비와 공격 모두 내가 아닌 것 같다.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며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꼬마 같다"고 자책한 바 있다.
다행히 중요한 시점에서 무안타 행진의 고리를 끊어낸 김현수는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꾹 참고 인내해준 쇼월터 감독의 배려도 잊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부진할 때마다 옹호하는 발언으로 감싸는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스포트라이트의 집중으로 인해 부담을 갖게 된 김현수에 대해 “그가 범타에 그쳤을 때 한국 미디어들이 달려들어 질문한다. 물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김현수에게 독이 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발언이다.
김현수가 가진 능력은 올 시즌 볼티모어 팀 전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콘택트 능력은 물론 선구안이 뛰어난 김현수의 장점은 거포 위주로 구성된 볼티모어 타자들에게 없는 능력치가 분명하다. 기나긴 고생 끝에 달콤한 첫 안타의 기쁨을 맛본 김현수가 분위기 반전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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