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25타석 만에 첫 안타, 쇼월터 고진감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3.11 09:01  수정 2016.03.11 09:02

뉴욕 양키스와의 시범경기서 1안타+1사구

오랜 시간 기다려준 쇼월터 감독 배려에 보답?

김현수 첫 안타 신고. ⓒ 연합뉴스

볼티모어 김현수가 시범경기 8경기 만에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했다.

김현수는 11일(한국시간)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시범경기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사구 1개를 기록했다.

앞서 김현수는 시범경기 21타석에 들어서 단 1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무안타 행진이 계속되며 선수 본인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부담을 안고 들어선 첫 타석에서도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2회 상대 선발 브라이언 미첼을 상대로 2루 땅볼을 기록한 김현수는 4회에는 카일 헤인즈를 상대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비록 사구이긴 했지만 이번 시범경기 첫 출루라는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6회에는 두산 시절 동료였던 앤소니 스와잭을 상대로 중견수 뜬공에 그쳤던 김현수는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드디어 안타가 나왔다. 2사 만루에서 제임스 패로즈를 공을 공략한 김현수는 유격수 깊은 쪽으로 흘렀고, 전력을 다해 뛴 끝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아주 잘 맞은 타구에 의한 안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첫 안타 신고는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김현수는 이번 시범경기 들어 예상 밖으로 부진이 길어지자 선수 본인도 엄청난 부담을 갖고 있었다. 이는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 특히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 대해 “빠른 볼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배트가 먼저 나가게 되고, 이로 인해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라며 지적할 정도였다. 결국 악순환의 연결 고리를 제 스스로 끊지 못하는 셈이었다.

메이저리거들인 상대 투수들의 구위가 예상 밖으로 뛰어난 부분에 대해서도 김현수는 깜짝 놀란 모습이다. 김현수는 지난 6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가 끝난 뒤 "수비와 공격 모두 내가 아닌 것 같다.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며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꼬마 같다"고 자책한 바 있다.

다행히 중요한 시점에서 무안타 행진의 고리를 끊어낸 김현수는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꾹 참고 인내해준 쇼월터 감독의 배려도 잊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부진할 때마다 옹호하는 발언으로 감싸는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스포트라이트의 집중으로 인해 부담을 갖게 된 김현수에 대해 “그가 범타에 그쳤을 때 한국 미디어들이 달려들어 질문한다. 물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은 바 있다.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김현수에게 독이 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발언이다.

김현수가 가진 능력은 올 시즌 볼티모어 팀 전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콘택트 능력은 물론 선구안이 뛰어난 김현수의 장점은 거포 위주로 구성된 볼티모어 타자들에게 없는 능력치가 분명하다. 기나긴 고생 끝에 달콤한 첫 안타의 기쁨을 맛본 김현수가 분위기 반전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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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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