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제주공항을 방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체류객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기록적인 폭설로 인한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제주도 방문객들이 제주국제공항에서 노숙을 택하는 등 불편을 겪은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 같은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일부 항공사의 대기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 지사는 26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항공사들이 공항에서 밤샘 기다려서 선착순으로 (대기번호) 주는 것을 고수하다보니 승객들의 밤샘 공항대기를 조장한다”며 “국토교통부와 논의해 결항된 순서대로 대기순번을 지정해주는 시스템을 강제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저가항공사도 대형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자동 예약변경시스템을 구축해 불가피한 항공기 결항 시 예약 순서에 따른 잔여좌석 자동 배치와 사전 안내 문자발송 서비스 등을 제공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동안 국토부에서 계속 권고했다고 하는데 항공사가 그게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일피일하면서 이런 사태까지 왔다”며 “재해로 인한 이런 사태가 생겼을 때는 우선 불안하지 않게 하는 것과 공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시스템의 맹점을 이번에 심각하게 느꼈다”며 시스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또 “제주도의 모든 시스템은 과거 관광객이 몇백만 되지 않을 때 짜인 것인데, 지금은 1년 관광객이 1300만명이 넘게 온다”며 “우선 사태수습을 하고 나면 교통이나 숙박 연결, 항공권 대기시스템 등 모든 것들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원 지사는 ‘종이박스 1만원’, ‘택시비 10만원’ 등 논란에도 제주도민들이 직접 나서 체류객들에게 도움을 제공한 여러 미담 사례가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것과 관련,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보다는 정말 안타까워 고통에 동참하고 도우려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편과 피해를 본 관광객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더 잘 모실 수 있었는데 여러 미진한 점에 대해 심각히 반성한다”며 “(체류객이) 4만 4000명 정도가 남아있는데 밤새 중단 없이 계속 운송했고 지금도 대형비행기 중심으로 투입을 하고 있어 오늘 중 해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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