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에 밀린 한국 영화, '쌍천만'으로 반전

부수정 기자

입력 2015.12.22 09:16  수정 2015.12.22 09:33

상반기 고전…'연평해전'·'극비수사' 흥행 물꼬

하반기 '암살'·'베테랑'으로 천만 관객 모아

'암살'과 '베테랑'이 올해 쌍천만 영화로 등극했다.ⓒ쇼박스·CJ엔터테인먼트

2015년 한국 영화계는 상반기, 하반기에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해 말 개봉한 '국제시장'이 올 초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이후 한국 영화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619만), '분노의 질주: 더 세븐'(324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1049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380만), '스파이'(230만) 등에 밀리며 고전했다.

1월부터 5월까지 개봉한 영화 중 관객 200만명을 돌파한 한국 영화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387만), '스물'(300만), '강남 1970'(219만), '악의 연대기'(219만) 등 네 편뿐이다. 기대를 모았던 '허삼관'은 100만 관객을 모으는 데 실패했고 '순수의 시대'는 겨우 46만 관객을 모아 '쪽박'을 면치 못했다.

상반기 침체…하반기 '활짝'

한국 영화 흥행의 포문을 연 작품은 지난 6월 개봉한 이학순 감독의 '연평해전'이다. '잊혀진 전투'라 불리는 제2 연평해전을 통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애국심만 강조한 우파 영화라는 지적을 받은 '연평해전'은 이런 이념 논쟁이 오히려 흥행에 도움을 줬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문에 개봉을 연기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영화는 600만명을 돌파, 꽤 괜찮은 성적표를 얻었다.

곽경택 감독의 '극비수사' 역시 주목할 만하다. 1978년 부산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어린이 유괴 사건을 다룬 실화 영화로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얻었다. 200만명을 조금 넘긴 관객을 동원했다.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 영화적 재미를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극장가 대목이 여름 성수기엔 두 편의 천만 영화가 나왔다. 한 시즌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천만 클럽에 입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 '암살'이 첫 번째 주인공이다.

1930년대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 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 요원, 이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순 제작비 180억원이 든 만큼 화려한 볼거리로 중무장했다.

남자 배우들이 주축이 된 '검은 사제들'과 '내부자들'은500만, 600만 흥행 기록을 세웠다.ⓒCJ엔터테인먼트·쇼박스

배우들의 액션신이 스릴 넘치고, 특히 여배우 전지현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전지현은 남자 배우들 틈에서도 기죽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두 번째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다. 안하무인 재벌 3세를 쫓는 베테랑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영화는 통쾌하고 시원한 액션신을 선보였다.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맡은 유아인의 신들린 연기력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베테랑'이 천만을 돌파하게 된 건 개봉 시기 덕을 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4월 개봉 예정이었던 '베테랑'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2'에 밀려 개봉을 여름으로 미뤘는데 여기서 대박이 터진 것이다.

'암살'과 '베테랑'의 바통을 이어받은 작품은 이준익 감독의 정통 사극 '사도'다. 조선시대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은 사도세자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오랜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이준익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송강호 유아인 두 배우의 준수한 연기가 강점이다.

11월에는 남자 배우들을 내세운 영화 두 편이 강세였다. 먼저 김윤석 강동원 주연의 '검은 사제들'은 악령에 씐 소녀 영신(박소담)을 구하기 위해 나선 두 사제 이야기를 그렸다.

독특한 소재 탓에 흥행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 비주얼' 효과도 크다. 김윤석 강동원 외에 신예 박소담의 무서운 연기력에 감탄한다. 영화는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 분기점(20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검은 사제들'의 흥행 기세를 이은 작품은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이다.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주연의 '내부자들'은 최근 600만 관객을 돌파, 올해 청소년 관람불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 드라마인 영화는 배우들의 명연기와 지루할 틈 없는 이야기 전개로 관객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사생활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이병헌은 '협녀, 칼의 기억'의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재기했다.

최근 개봉한 황정민 주연의 '히말라야'와 최민식 주연의 '대호'가 2015년 한국 영화의 마지막 흥행을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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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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