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자유계약) 시장은 현재까지 몸값 총액은 7237억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포스팅을 통하여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포스팅 응찰액만 1285만 달러의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KBO 정상급 선수들의 시장가치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직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최대어 한 명이 남아있다. 바로 두산 김현수다. 이미 올해 FA 시장에서 진정한 최대어로 꼽히는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김현수는 KBO에서 통산 1131경기에서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141경기에서 타율 0.326 28홈런 121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명실상부 두산과 KBO을 대표하는 현역 최고의 교타자다.
최근 박병호에 이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던 롯데 손아섭과 황재균은 모두 무응찰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비록 박병호나 김현수만큼의 위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KBO 정상급으로 꼽히던 선수들이라 이번 포스팅 결과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김현수는 어떨까. 김현수의 주 포지션은 외야수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장타력을 중시하는 자리다. 김현수에 앞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강정호-박병호나 실패한 손아섭-황재균 역시 장타력에 대한 평가에서 가치가 엇갈렸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현수는 같은 포지션인 손아섭에 비하여 교타자이면서도 파워까지 갖춘 중장거리형 타자에 가깝다. 통산 성적에서도 손아섭-황재균에 비하여 월등히 앞선 데다가 완전 FA라 포스팅을 거칠 필요가 없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게 장점이다. 골든글러브도 3회나 수상했다.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제의를 받더라도 계약조건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미네소타와 계약한 박병호는 높은 포스팅 금액과는 달리 정작 연봉협상에서는 최대 5년 계약 및 옵션 포함 1800만 달러, 4년 기본보장액 1200만 달러라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KBO리그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기록한 최고 타자의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계약이라는 평가다. 박병호의 계약을 기준으로 했을 때 당장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런데 김현수는 국내 무대 잔류를 선택하더라도 이미 부와 명예가 보장되어 있다는 게 변수다. 한껏 과열된 FA시장의 폭등세는 김현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이미 NC와 계약한 박석민이 4년 96억 원까지 FA 역대 최고몸값을 경신해놨고, 다음 주자는 무조건 100억 원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FA 첫 100억 시대를 연다면 유력한 후보 0순위는 역시 김현수다.
박병호는 돈보다 꿈을 찾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택했다. 이에 비하여 이미 완전 FA 자격을 취득한 김현수는 지금 당장 국내에서 계약을 맺어도 역대 최고계약이 보장되어있다. 이미 20대 후반의 한창 나이라는 야구선수로서 전성기를 맞을 시점에 야구인생 최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선택을 내려야한다. 김현수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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