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퀄컴이 나란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이 처음으로 중앙처리장치(CPU), 통신(모뎀)칩, 그래픽칩 등을 하나로 묶은 원칩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모바일AP 시장에서 절대 강자 역할을 하고 있는 퀄컴의 아성에 도전하게 돼 이들의 경쟁이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퀄컴이 각각 새 모바일AP ‘엑시노스8 옥타(8890)’와 ‘스냅드래곤 820’이 연말부터 양산되면서 차기 삼성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7’에 나란히 탑재될 전망이다. 모바일AP는 PC의 CPU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프리미엄급 2세대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엑시노스8 옥타(889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모뎀기능이 칩 하나에 통합된 원칩이란 것과 삼성전자가 독자 설계한 CPU 코어가 탑재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AP와 모뎀을 통합한 원칩 ‘엑시노스3 3470’을 출시하고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윈’에 탑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14나노 핀펫 옥타코어 AP에 최대 600Mbps의 다운로드 속도와 150Mbps의 업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롱텀에볼루션(LTE) 모뎀 칩이 더해진 프리미엄급 제품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과거와 달리 퀄컴의 원칩 솔루션에 대항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독자 설계한 CPU 코어를 탑재하면서 삼성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에서의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애플과 퀄컴 등과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가공) 계약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해 왔지만 이번 독자 설계 CPU 코어를 탑재한 원칩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퀄컴도 이보다 앞선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차세대 모바일AP '스냅드래곤820'을 공식 발표했다. 엑시노스8 옥타와 마찬가지로 14나노 핀펫 공정 기반이다.
스냅드래곤820도 삼성의 엑시노스8 옥타와 마찬가지로 최대 600Mbps의 속도로 데이터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150Mbps의 속도로 업로드가 가능한 LTE모뎀을 장착했다.
또 2800만화소 카메라와 4K UHD 촬영과 재생을 지원하며 저조도비전(LLV) 기술을 통해 빛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흔들림없고 선명한 사진을 제공하는 등 사진과 이미지 렌더링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스마트폰 충전 속도를 높인 퀵차지3.0 기능도 지원한다.
삼성은 그동안 ‘엑시노스3 3470’ 외에 모든 제품을 AP와 모뎀을 따로 만드는 투칩으로 원칩 전략을 구사한 퀄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스마트폰에 두 개의 칩을 넣게 되면 하나의 칩때보다는 가격이 비싸지면서도 공간효율성은 떨어지게 된다. 또 스마트폰의 두께와 디자인에도 제한이 발생해 모바일AP 시장에서는 퀄컴에 비해 크게 뒤처진 상태다.
IT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예상 시장 점유율(매출기준)은 삼성이 8.9%(13억7400만달러)로 퀄컴(42.4%·65억2100만달러) 뿐만 아니라 애플(21.4%·32억9300만달러)과 미디어텍(17.8%·27억3900만달러) 등과도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원칩 솔루션 출시로 원가 및 전력소비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된데다 공간 효율성 증대를 통한 스마트폰 디자인과 두께에 제한이 크게 줄어들며서 모바일AP 시장에서 퀄컴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이번 통합칩 출시로 지난 2분기에 흑자전환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 개선에도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이를 통해 절대적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분야 외에 비메모리반도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 인텔과의 최대 반도체 기업 경쟁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반도체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총 416억달러(약 48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인텔(503억달러)을 87억달러 차이로 추격할 전망이다. 지난해 양사 매출 격차가 136억달러(인텔 514억달러·삼성 378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삼성과 퀄컴이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엑시노스8 옥타와 스냅드래곤820이 첫 탑재될 스마트폰은 내년 2~3월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 S7'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퀄컴과 파운드리 계약을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갤럭시 S7에 엑시노스8 옥타와 스냅드래곤820을 병행 채택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 조금씩 공급처를 확보해 나가며 비중을 늘려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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