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타니 공포의 160km 직구보다 두려운 유인구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08 07:48  수정 2015.11.08 07:49

한국vs일본, 삿포로돔에서 프리미어12 공식 개막전

오오타니 빠른 강속구보다 떨어지는 변화구 대처해야

오오타니의 강속구 체감 구속은 실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 게티이미지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프리미어12 공식 개막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8일 일본 삿포로 돔에서 ‘2015 프리미어12’ 공식 개막전 B조 예선 경기를 펼친다.

일본은 이날 선발로 일찌감치 오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낙점한 상태다. 우투좌타에 신장 193cm 체중 90kg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오오타니는 투타 겸업 선수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투수로만 출전할 예정이다.

오오타니가 유명해진 이유는 고교 시절 시속 163km라는 일본인 역대 최고 구속을 기록하면서부터다. 당연히 2012년 1차 지명으로 니혼햄에 입단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당초 오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가 아닌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니혼햄은 끈질긴 구애작전에 나섰고, 국내에서도 유명해진 30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를 읽고 오오타니도 마음을 바꾸게 된다. 당시 리포트에는 ‘한국 고교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도전 후 실패’라는 내용이 있었다.

결국 일본 잔류를 택한 오오타니는 데뷔 첫해 61.2이닝(평균자책점 4.23)만을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이듬해 11승 4패 평균자책점 2.61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올 시즌 15승 5패 평균자책점 2.24라는 괄목할 성과를 내며 일본 프로야구 내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오오타니의 상징은 역시나 160km에 이르는 강속구다. 다만 오오타니의 강속구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있다. 실제로 그의 직구를 마주한 일본 내 타자들은 체감 구속이 실제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으며, 작고한 일본야구의 레전드 카와카미 테츠하루는 “공이 멈춰서 있다”는 혹평까지 뱉을 정도였다.

즉, 오오타니의 직구는 구속에 비해 구위가 못 미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오오타니도 데뷔 초반 직구로 밀어붙이다 실패하는 일이 잦자 2년 차부터는 슬라이더와 스플리터의 비중을 크게 높여 크게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오타니의 직구는 한국 대표팀 타자들에게 생소한 공일 수 있다. 실제로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직구를 보유한 투수는 LG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이지만 오오타니의 공은 이보다 더 빠르게 홈플레이트를 지나간다.

더욱 주의해야할 점은 오오타니의 주무기가 직구가 아니란 점이다. 그는 직구 구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자마자 사용 빈도를 크게 줄이는 대신 예리하게 떨어지는 변화구로 승부를 보고 있다.

이에 대표팀 주장이자 테이블 세터를 맡게 될 정근우는 "이제 한국 타자도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칠 수 있다. 문제는 직구와 직구 사이에 날아오는 변화구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며 "오오타니가 변화구 제구에 약점이 있다고 들었다. 볼이 되는 변화구를 참아야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 5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을 소화했다. 최고 구속은 156km까지 나왔지만 결과는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당시 아사히TV에서 특별 해설을 맡았던 메이저리거 아오키 노리치카는 오오타니에 대해 "주 무기는 포크볼이다. 포크볼이 잘 꺾이면 삼진이나 땅볼을 유도할 수 있지만, 이날 5회에는 포크볼이 높아지면서 안타를 허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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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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