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이 뷰티풀 풋볼을 선보이며 상승세를 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침몰시켰다.
아스날은 5일(한국시각)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맨유와의 홈경기에서 알렉시스 산체스(2골), 메수트 외질(1골)의 활약에 힘입어 3-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5승 1무 2패(승점 16)째를 기록한 아스날은 맨유(승점 16)를 골득실에서 따돌리고 2위로 뛰어올랐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아스날의 압승이었다.
시작부터 아스날의 일방적인 분위기와 경기 흐름으로 기울면서 대승의 느낌이 감지됐다. 아스날 선수들의 경쾌하고 역동적인 패스 플레이가 그라운드를 수놓으며 아름다운 축구를 구현해냈고, 전반 19분 만에 3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메수트 외질은 패스 마스터뿐만 아니라 이번 경기에서 직접 골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고, 산체스는 파괴력 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워 멀티골을 작렬, 맨유 수비를 압살했다. 시오 월콧 역시 고속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간 침투로 맨유 진영을 휘저으며 포백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반면 맨유는 20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자신들만의 축구를 할 여유도 없었을 뿐더러 공수에서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며 우왕좌왕했다.
일단 맨유는 중앙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마이클 캐릭을 중심으로 빌드업을 전개했어야 했는데 볼을 터치하기조차 버거운 흐름으로 전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만큼 아스날이 보여준 압박의 강약 조절이 완벽했으며, 공수 라인의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한 것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아스날은 수비 진영에서 볼을 탈취한 뒤 공격 진영으로 나가는 1차적인 빌드업과 카운터 어택이 매우 매끄럽고 속도감 있게 이뤄졌다. 아스날의 역동적인 패스 플레이 앞에 맨유는 예상 외로 너무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아스날의 역습 시 포백 수비 앞에서 1차적인 저지선을 적절한 타이밍에 형성하지 못하면서 제각각 엉성한 움직임으로 일관했고, 속수무책으로 농락당하기 일쑤였다.
맨유의 공격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2선에 포진한 멤피스 데파이, 웨인 루니, 후안 마타는 아스날의 엄청난 활동량과 압박에 꽁꽁 묶이면서 고립됐다. 평소와 달리 루니는 2선과 3선 사이를 넘나들며 볼을 받아주는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고, 데파이는 존재감이 아예 없었다.
오른쪽이나 중앙에서 볼을 터치한 뒤 전진 패스나 횡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는 마타의 플레이도 보이지 않았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한 맨유 2선 공격수들의 부진은 최전방에 위치한 앙토니 마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3-0으로 앞선 아스날은 전반 중반부터 라인을 다소 뒤로 내리고 간격을 좁히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주력했다. 그제야 맨유는 볼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패스 숫자가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페널티 박스로 향하는 패스는 대부분 아스날 미드필더들에게 저지되는게 다반사였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함께 마루앙 펠라이니,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교체 투입하며 약간의 변화를 가져갔다. 펠라이니가 캐릭, 슈바인슈타이거와 중원을 형성하고, 루니가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는 4-3-3 포메이션의 형태로 흐름을 바꿔보고자 했다. 하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아론 램지를 중앙으로 이동시켜 허리에서 숫자 싸움을 가져가도록 대응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맨유는 이날 무려 62%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9개의 슈팅에 그쳤다. 맨유의 공격을 무력화 시킨 아스날 수비 조직력이 워낙 단단했다고 할 수 있는데 주전 센터백 로랑 코시엘니의 부상 공백을 가브리엘 파울리스타가 잘 메워냈으며, 페어 메르테자커의 노련한 수비와 완벽한 위치 선정이 빛나면서 무실점 경기로 마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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