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의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왼쪽부터)헨리소사, 루카스 하렐, 우규민. ⓒ LG트윈스
막상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되자 허무함이 밀려온 것일까.
LG 트윈스는 지난달 3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8로 허무하게 패했다.
LG는 이날 SK를 상대로 안타 9개와 볼넷 4개를 얻어냈음에도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이전 경기까지 4연승을 달리는 동안 총 38점을 뽑아내는 타선의 위력은 이날 찾아보기 힘들었다. 연승의 상승세도 전날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고 난 뒤에는 더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로써 LG는 지난 2013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 마무리 봉중근의 부진과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의 부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창단 첫 9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위기에 처했다.
LG의 포스트시즌 실패가 뼈아픈 이유는 팀 내 10승이 가능한 선발 투수 3명을 보유했음에도 5할에 한참 못 미치는 승률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1일 현재 LG는 우규민과 루카스가 각각 10승을 거두고 있고, 이날 등판 예정인 헨리 소사가 NC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마지막으로 10승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특히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팀 가운데 삼성은 10승 이상을 거둔 선발투수가 4명, NC와 넥센은 각각 3명을 배출한 터라 9위가 유력시 되는 LG의 성적은 다소 아이러니한 것이 사실이다.
10승 투수 3명을 가지고도 5강은커녕 팀을 9위로 추락시킨 양상문 감독의 운영 능력 부재도 향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 LG는 지난 2011년에도 10승 선발 투수를 3명이나 보유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박현준(13승), 리즈(11승), 주키치(10승) 등 3명의 선발 투수가 총 34승을 합작했지만 LG는 그해 한화와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박종훈 전 감독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자진사퇴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공교롭게도 ‘선수단 분위기’를 둘러싼 LG의 당시 상황과 올 시즌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 2011년 당시 LG는 마운드에서 임찬규와 조인성의 사인 미스로 인해 불미스러운 장면이 연출됐고, 올시즌에는 정찬헌과 정성훈이 음주 파문으로 시즌을 먼저 접는 등 선수단 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흘렀다.
시즌을 마치고 나면 양상문 감독 역시 리더십과 선수단 장악 능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시즌에 앞서 강력한 5강 후보로 꼽혔던 팀이라는 점에서 이번 시즌 LG의 추락은 다가오는 겨울 그 어느 때보다도 추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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