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 탈환’ SK, 비로소 깨어난 가을 DNA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9.21 10:05  수정 2015.09.21 10:05

KIA 연이틀 잡아내며 7위에서 5위로 점프

최근 10경기서 7승 3패, 투타 밸런스 안정

가을 DNA가 비로소 깨어난 SK. ⓒ SK 와이번스

SK의 가을 본능이 드디어 깨어난 것일까.

SK가 쾌조의 3연승을 내달리며 5위 탈환 성공했다. SK는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경기서 KIA를 9-2로 제압했다.

전날 7위에서 6위로 올라선 SK는 내친김에 이틀 연속 KIA를 제압하고 단숨에 5위까지 올라서는데 성공했다. 나란히 3연패에 빠진 롯데-KIA는 각각 6위와 7위로 내려앉았다. 8위 한화도 같은 날 두산에 완패하며 중위권과의 격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SK가 5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43일 만이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나 우승했을 정도로 왕조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실패하며 '가을 왕자'의 체면을 구겼다.

SK 입장에서는 5위 탈환도 상당히 먼 길을 돌아온 셈이다.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다. 삼성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기복심한 경기내용을 보이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순위가 한때 8위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SK는 가을이 가까워오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시즌 전반기보다 후반기, 특히 가을 무렵에 성적이 유난히 좋았던 SK다. 8월 월별 성적이 9승 16패로 한화와 최악의 승률을 기록했지만 9월에는 10승 8패로 5할 승률을 넘기며 회복세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는 무려 7승 3패의 고공비행중이다. 이 기간 SK는 팀 타율 0.304, 팀 평균자책점 4.31로 투타 밸런스가 정상 궤도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였다. SK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탄탄한 선발과 불펜진, 두터운 선수층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쟁팀들의 자중지란도 한 몫을 담당했다. 롯데-KIA-한화 등 중위권 팀들이 어느 하나 치고나가지 못하며 고만고만한 승차가 유지된 것이 SK에게는 전화위복이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5할 승률에도 못 미치는 팀들의 가을야구 막차 티켓 경쟁이 프로야구의 하향평준화라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SK 입장에서도 5위라는 성적도 사실 시즌 초반의 기대치를 감안하면 만족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더구나 5강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5위에서 8위까지의 승차는 여전히 2.5게임에 불과하다. SK는 아직 KIA와는 두 번의 맞대결을 더 남겨두고 있으며, 남은 일정 중 삼성, NC, 두산 등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가 많아 유리하다고 할 수 없는 처지다. 시즌 막바지에 한 번의 연패에 잘못 빠지더라도 이제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SK의 가을 본능이 진정으로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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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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