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귀화를 선택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30·빅토르 안)가 국내 방송사와의 인터뷰서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내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안현수는 1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에 출연해 태극마크를 달고 있을 당시 승부조작을 강요받은 사실과 러시아 귀화를 택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안현수는 “한 선배의 개인전 금메달이 필요해 ‘1등 시켜주자’는 얘기가 나왔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안 하고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결국 의도한 대로 순위가 나오지 않자 안현수는 폭행당했고, 부상까지 겹쳐 대표팀에서 제외, 이후 러시아로 귀화했다.
사실 안현수는 쇼트트랙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 해도 손색이 없다. 그는 전성기이던 2000년대 중반, 탁월한 코너링과 함께 인코스 및 아웃코스 공략 등 이른바 원심력을 무시한 독보적인 스케이트 기술로 세계를 호령했다. 당시에도 이미 역대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라는 평가에 대해 이견을 갖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러시아로 귀화한 뒤에는 보란 듯이 전성기에 버금가는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해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 500m와 1000m, 그리고 5000m 릴레이를 모두 따내는 기염을 토했고,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상 처음으로 3관왕을 두 차례나 달성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겼다.
안현수가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 따낸 메달은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 데일리안 스포츠
무엇보다 안현수가 가장 위대한 스케이터인 이유는 지금까지 따낸 메달이 그야말로 ‘넘사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그가 가져간 메이저대회 금메달만 무려 28개에 달한다. 이는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크게 활약한 캐나다의 전설 마르크 가뇽(22개)을 크게 앞선다.
먼저 안현수는 올림픽 금메달 6개를 비롯해 세계선수권에서 22개를 휩쓸었다. 여기에 은메달 13개와 동메달 7개까지 보태 메이저대회 시상대에 오른 횟수만 무려 48차례다.
또한 안현수는 전무후무의 대기록인 5년 연속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2003~2007)이라는 굵직한 기록도 보유 중이다. 지난해 종합우승까지 보탠 안현수의 우승횟수는 6으로 늘어났다. 안현수 이전, 세계를 호령했던 가뇽조차 채지훈(1995년), 김동성(1997년)의 기세에 밀려 2년 연속 우승이 개인 최다이며, 지난해 올림픽에서 계주만 참가한 이호석도 2009년과 2010년 세계 정상에 섰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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