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가는' 강정호, 피츠버그 선견지명 옳았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5.12 10:48  수정 2015.05.12 11:04

홈런-결승타 등 최근 5경기 가운데 멀티히트 4회

우려와 의심의 눈초리 현지언론도 찬사로 돌아서

'지워가는' 강정호 홈런, 피츠버그 선견지명 옳았다

강정호는 오래가지 않아 실력으로 모든 의문부호를 지워가고 있다. ⓒ 게티이미지

강정호(28·피츠버그)에게 진정한 봄날이 찾아오고 있다.

강정호는 11일(한국시각)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5 MLB’ 세인트루이스와 홈경기에서 2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1회 선제 솔로홈런과 7회 결승 적시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로 4-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5경기에서 벌써 4번째 멀티 히트다.

강정호는 올 시즌 타율 0.333 2홈런 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선발로 나선 11경기에서는 타율 0.385 장타율 0.615에 이른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성적으로 손색이 없다. 다소 차가웠던 미국 현지 언론에서도 최근에는 타격이 좋지 않은 조디 머서나 조시 해리슨보다 강정호를 주전으로 기용해야한다며 찬사 모드로 돌아섰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만 하더라도 우려의 시선이 더 많았다. KBO리그에서는 최정상급의 공격형 유격수로 군림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디까지나 검증되지 않은 무명의 아시아 선수에 불과했다.

그간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내야수로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는 데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내야수는 강정호가 처음이었다. 그만큼 강정호의 성공 여부가 이후 한국인 야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의 척도가 될 수도 있는 막중한 책임감이 주어졌다.

하지만 강정호는 오래가지 않아 실력으로 모든 의문부호를 지워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물론 미국 현지에서도 강정호가 이렇게 빨리 두각을 나타내리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레그킥으로 대표되는 강정호의 독특한 타격폼이나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빠른 타구에 대처할 수 있는 수비능력이 불안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강정호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빠르게 메이저리그 수준에 녹아들고 있다.

강정호의 활약과 함께 피츠버그 구단의 선견지명도 새삼 주목받는 분위기다.

피츠버그가 이전까지만 해도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야구의 강정호를 영입한 것부터가 미국 현지에서도 모험에 가까운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반 강정호가 부족한 출전기회 속에 고전할 때는 강정호를 차라리 마이너리그로 내려서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잠재력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강정호는 한정된 기회 속에서도 빠르게 그 기대에 부응했다. 강정호의 다음 과제는 이제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자격은 이미 충분히 입증했다.

강정호가 최근 피츠버그 내야진에서 가장 출중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데다 유격수와 3루수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점에서도 전술적 활용도가 매우 높다. 클린트 허들 감독으로서는 강정호의 활용도와 내야진의 공생 여부를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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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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