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사건사고 풍년’ 2014 프로야구, 무엇을 남겼나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12.30 08:53  수정 2014.12.30 08:59

타고투저 속 대기록 줄줄이..삼성 통합 4연패 위업

1년 만에 6개팀 감독 교체..강정호 ML 진출 도전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으로 기록된 2014 시즌에는 서건창의 200안타, 박병호의 50홈런 등 대기록이 쏟아졌다. ⓒ 넥센 히어로즈

다사다난했던 2014 시즌이 저물어간다.

프로야구계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한해였다. 600만 관중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로 입지를 다졌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연속 금메달, 류현진-이대호-오승환 등 해외파들의 활약은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연이어 벌어지며 팬들의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 프로야구의 두드러진 특징은 타고투저였다. 올 시즌 전체 팀 타율이 0.289, 리그 평균자책점은 5.21로 모두 종전 최고기록인 1999년 0.276과 4.98을 경신했다. 외국인 타자들의 부활과 스트라이크존-공인구 문제, 타자들의 기술 향상과 투수들의 상대적 부진이 맞물린 결과였다.

넥센은 타고투저 시대에 두드러진 기록을 대거 배출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한 시즌 200안타의 주인공이 된 톱타자 서건창은 타율(0.370), 최다안타(201개), 득점(135개)에서 1위를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11년 만에 50홈런 타자 반열에 오른 4번 타자 박병호는 홈런(52개)과 타점(124개) 2관왕에 등극했다.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의 40홈런을 기록했다. 넥센은 이밖에 투수 부문에서도 다승(앤디 밴헤켄), 승률(헨리 소사), 홀드(한현희), 세이브(손승락) 등 4개 타이틀을 석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최고의 팀은 변함없이 삼성이었다. 삼성은 넥센을 물리치고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르며 전대미문의 4년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종전 해태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기록한 적이 있으나, 이 기간 정규시즌 우승은 1차례뿐이었다. 삼성이 그야말로 한국야구 역사상 최강의 왕조로 등극한 한 해였다.

타고투저 외에 올 시즌 초반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것은 판정 문제였다. 유난히 잦아진 오심 논란으로 야구장에서 조용한 날이 없었다. 김응용 한화 감독이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하고, SK-KIA전에서는 취객이 심판을 습격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판정 보완을 위해 비디오 판독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심판의 질적 향상과 사후 책임 문제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KIA와 2년 재계약에 성공한 선동열 감독은 팬들의 반발로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고, 한화 김성근 감독은 팬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사실상 추대됐다. ⓒ KIA /연합뉴스

하지만 정말 논쟁적인 사건들은 오히려 시즌이 끝난 이후에 잇달아 터져 나왔다. 정규시즌을 마치고 올해 포스트시즌에 탈락한 5개 팀의 감독들이 모두 교체됐다. 시즌 중 4월에 이미 자진사퇴한 김기태 전 LG 감독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3분의 2에 이르는 6팀의 감독들이 1년 사이에 모두 바뀐 것이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것은 KIA 선동열 감독과 한화 김성근 감독이었다. 성적 부진에도 KIA와 재계약에 성공했던 선동열 감독은 빗발치는 여론의 반발을 이기지못하고 일주일 만에 자진 하차했다. 반면 김성근 감독은 꼴찌 탈출을 염원하는 한화 팬들의 적극적인 추대에 구단이 화답한 경우다. 정반대의 경우지만, 달라진 여론의 위상과 팬 파워를 증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롯데를 강타한 CCTV 사찰 파문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롯데 구단은 수뇌부의 결정으로 원정 숙소에서 선수단을 몰래 감시한 사실이 밝히며 엄청난 사회적 논란을 초래했다. 올 시즌 롯데 구단의 고질병이 된 선수단과 프런트의 갈등을 악화시킨 결정적인 원인이기도 했다. 롯데는 결국 초유의 사장-단장-감독 포함 구단 수뇌부 전원교체라는 초강수와 공식 사과를 통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FA 시장의 돈 잔치와 해외진출 선수들의 명암은 엇갈렸다. 최정, 윤성환, 장원준 등 몸값 80억을 훌쩍 넘기는 고액 FA들의 등장은 실력에 비해 거품 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FA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KT, 한화, 두산 등은 과감한 배팅으로 외부 선수들을 영입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광현-양현종 등 국내 정상급 선수들은 포스팅 시스템을 해외진출을 타진했으나 대부분 저평가를 받으며 다시 국내 무대로 유턴할 수밖에 없었다. 강정호만이 피츠버그의 500만 달러 제의를 받고 협상중이어서 다음 시즌 류현진-추신수에 이어 또 한명의 메이저리거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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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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