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첫 합동연설회, 한목소리 "박 대통령 위해"

충청·호남·제주 합동연설회, 피켓 흔들기 금지령도

6일 오후 대선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호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손을 맞잡아 들어 올리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태호, 김무성, 이인제, 박창달, 김을동, 홍문종, 김영우, 서청원, 김상민 경선후보.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6일 오후 대선광역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호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호, 김무성, 이인제, 박창달, 김을동, 홍문종, 김영우, 서청원, 김상민 경선후보.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새누리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14 전당대회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6일 첫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책임질 적임자’를 내세우며 시작부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이날 오후 대전 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충청·호남·제주 합동연설회에 나선 9명의 후보들은 선거인단 2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동영상 상영시간 1분을 포함해 총 7분간의 정견발표 시간을 가졌다.

사전 추첨에 의해 두 번째로 정견발표에 나선 김무성 의원은 “그동안 우리 당이 위기일 때마다 당을 구해준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라고 한다”며 “이제는 우리가 박 대통령을 구해줘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내가 당대표가 되면 역사의 기록에 남는 성공한 박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선거인단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한 점을 거론하며 “이제 7·30 재보궐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번 재보선에서 국회 과반 의석이 무너지면 박근혜정부는 남은 임기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연 누가 당을 대표해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가”라면서 누가 새누리당의 얼굴이어야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국민들께서 마음을 열어주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당내 민주화에 대해 “내가 당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당의 소수 권력자로부터 빼앗아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에게 돌려드리겠다”며 “당원이 주인이 되는 활기찬 민주정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나 김무성이 새누리당을 확실하게 바꾸겠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생력 있는 새누리당, 당원 여러분이 당의 주인이 되는 새누리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대혁신과 보수대단결을 주도해서 보수우파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힘을 실었다.

서청원 “누가 박 대통령을 헐뜯더라도 나는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겠다”

일곱 번째로 정견발표에 나선 서청원 의원은 “앞서 발표한 6명이 당을 걱정하고, 미래를 걱정하고, 박 대통령을 걱정하셔서 나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전에 준비한 원고 대신 평소 소신을 피력했다.

서 의원은 “나는 오로지 박근혜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나의 역량과 경험, 경륜으로 박근혜정부와 국민을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당 대표에 나왔다”면서 “나는 누가 박 대통령을 헐뜯더라도 박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를 복원해야 박근혜정부가 성공한다”며 “정치를 복원시키겠다. 내가 당을 화합해서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박근혜정부를 이끌고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최근 ‘이전투구식 전당대회로 당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나는 이 전당대회가 끝나면 우리 당원과 최고위원 후보들 모두 끌어안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또 향후 당 혁신의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웰빙정당, 부자정당의 탈을 벗어버리지 않으면 서민과 30대가 우리를 뽑아주지 않는다”며 “새누리당부터 부자정당, 웰빙정당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30년전 살던 그 아파트 그곳에서 (살고 있으며), 재산은 국회의원 300명 중 최하위”라면서 “내가 당 대표가 돼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을 만들었을 때, 서민을 위해서 노력을 했을 때 대한민국 서민이 우리 당을 신뢰하게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홍문종 “용광로 리더십으로 하나되는 당” 김태호 “팔·다리 자르는 희생의 리더십”

이와 함께 홍문종 의원은 “우리 당에는 가족과 같은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허심탄회하게 대통령과 통할 수 있는 사람, 중진과 소장파, 청와대와 당의 중심에서 소통과 화합을 제대로 이룰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후배 세대들과 소통하고 하나되는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 용광로같은 포용으로 모두가 하나 되게 만들겠다”며 “새로운 미래를 위해 전진하도록 새누리당과 대한민국에 온몸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의원도 “새누리당은 국민의 혈세와 우리 당원들의 피땀 어린 자금으로 운영된다. 일부 권력자의 것이 아니다”면서 “공천시비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공천권 자체를 녹여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새누리당을 펄펄 끓는 용광로같은 정당으로 반드시 개조하겠다”며 “박 대통령을 모시고 독일을 통일시킨 정당보다 더 위대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의원은 “어릴 때 입은 옷이 아무리 좋아도 어른이 되면 벗어던진다. 이제 시대에 맞는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의 국가대개조, 김태호의 진짜 혁신이 바로 환상의 콤비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진짜 혁신은 목숨을 건 담대한 용기가 필요하다. 자기 팔과 다리를 자르는 희생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나는 당과 대통령, 국민을 지키는 데 모든 걸 다 주고도 후회하지 않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선언했다.

“피켓 흔들고, 구호 외치는 것은 위반사항입니다” 수차례 안내에도...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장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금지시킨 피켓 흔들기, 구호 외치기 등이 버젓이 난무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합동연설회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 밖에는 일찌감치 각 후보들이 설치한 천막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천막에는 후보들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부착됐으며, 일부 후보의 지지층은 그 주위에서 꽹과리 등을 치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행사장 내부도 별반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서청원 의원 지지층들은 숫자 ‘8’ 적힌 피켓과 서 의원의 포스터, ‘의리 서청원’이라고 새겨진 부채 등을 들고 장내를 돌아다녔다. 박창달 전 의원의 지지층은 ‘박창달 기호 4번’이라고 새겨진 하얀색 셔츠에 하얀 모자를 쓰고 ‘박창달’을 연호했다.

장내에서는 “일부 지지자께서 특정 후보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위반사항입니다. 이게 정리 되는대로 오늘 일정을 시작하겠습니다”, “간곡하게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피켓 흔들기와 구호 외치는 것은 위반사항입니다. 위반이 계속되면 후보자에게 벌점이 청구된다는 것을 유의해주길 바랍니다” 등의 안내 방송이 연이어 나왔지만 지지층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한 규칙에 따르면 피켓을 만드는 것은 괜찮지만 흔드는 것은 위반이다. 벌점을 부여하게 돼 있다”면서 “그런데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규칙위반이 난무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김무성 의원만이 규칙을 지켰다. 김 의원 측은 이날 피켓이나 단체복, 후보자의 이름이 새겨진 부채나 생수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 행사장 외부에 설치한 천막에도 현수막을 부착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만나 “나는 그런 것을 하지 않는다”며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룰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