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윤석영(24)의 월드컵대표팀 차출시기를 놓고 QPR과 한국 축구대표팀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QPR은 오는 24일 웸블리 스타디움서 더비 카운티와 결승전을 치른다. 단판 승부에서 이긴다면, 다음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재승격한다. QPR이나 윤석영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전이다.
규정대로라면 윤석영은 24일 예정된 승격PO 결승에 나설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4 브라질월드컵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30명의 선수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를 제외하고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각 소속팀 경기에 나설 수 없도록 했다.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소속팀과 대표팀이 상호 합의한다면 이 기간 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QPR은 같은 니코 크란챠르 역시 월드컵 예비명단에 포함됐지만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의 동의를 구했다.
QPR은 대한축구협회 측에도 윤석영의 소집일을 24일 이후로 늦춰달라고 협조를 구하고 있다. 시즌 중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가능한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싶은 QPR의 사정 또한 나름 일리가 있다.
홍명보 감독과 축구협회로서는 난감하다. 월드컵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가능한 빨리 선수들을 소집해 하루라도 더 조직력을 다져야하기 때문이다. 그간 QPR에서 윤석영의 비중을 감안했을 때, 소집연기를 허용한다고 해도 정작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혹은 부상을 입는다면 대표팀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QPR과 대표팀 모두 나름의 사정이 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대목일수록 결국 기본과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것이 순리다.
윤석영 소속팀은 QPR이지 대표팀이 아니다. 윤석영의 몸값을 지불하는 것도 QPR이다. 월드컵도 중요하지만, 프로선수라면 먼저 소속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다.
윤석영의 최종전 출전과 부상 발생 여부는 차후의 문제다. 대표팀이 선수를 차출한다고 모든 선수들이 A매치에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듯, 기용 여부는 소속팀 고유의 권한이다. 부상은 대표팀 소집 후 훈련 중에도 당할 수 있다. 그런 변수를 대비해 예비엔트리도 있는 것이다.
FIFA의 규정은 선수들들을 혹사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함이다. 윤석영은 1년 동안 QPR에서 어차피 많은 경기에 뛰지 않았다. 한 경기 더 치른다고 몸에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다. 다른 대표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좀 짧아질 수 있지만, 선수 본인이나 대표팀에서 그 정도는 감수해야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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