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동해안 ‘연어부화 · 방류’ 이대로 좋은가?-②

입력 2006.07.16 10:05  수정

<2>연어의 수익창출 및 이용실태

[편집자 註]예로부터 동해안 주요 하천에서 잡히던 자연산 연어가 줄어들자 지난 1967년 처음 삼척 오십천에서 시작된 연어 방류사업이 해를 거듭할 수록 회귀율(回歸率)이 떨어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동해안 연어 인공방류는 1969년도에 삼척 강원도립내수면연구소(현 삼척시내수면개발사업소)가 설립되면서 효시가 되었고, 이어 1984년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원 양양내수면연구소(현 연어연구센터)가 설립되어 본격화 되었다.

우리나라는 연어 모천국(母川國)으로의 지위확보를 위해 2003년 5월 NPAFC(북태평양 소하성 어류위원회)에 가입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 동해안의 연어 인공부화 및 방류사업은 4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본격적인 사업의 진행도 22년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오랜 연어 인공부화 및 방류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연어 회귀율(回歸率)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연어 수산자원 활용에도 ‘규모(規模)의 경제’가 적용되지 못하여 사업전반에 대한 진단과 대책마련이 현안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강원데일리안」은 회귀율이 급감하고 있는 ‘연어 인공부화 및 방류사업의 실태’, ‘연어의 수익창출 및 이용실태’, ‘교육 · 관광적인 파급효과’ 등에 대해 그 실태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연어의 성장단계별 표본(양양연어연구센터)

“연어만 보면 너무 너무 안타깝습니다”

양양군 강현면 물치리에서 ‘동해바다휫집’을 운영하는 박정란(54)씨의 하소연이다.

연어의 고장이라는 양양지역에서 유일하게 사계절 연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동해바다휫집은 7번국도 속초 쌍천교 못 미쳐 오른쪽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었다.

기대를 갖고 찾아간 그곳에는 소문과 달리 연어는 초라하게 전락(轉落)해 ‘연어 자원화(資源化)‘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횟집안에 전시된 말린 연어포는 양양연어연구센터에서 채란(採卵)후의 연어로 상품으로서의 포장도 하지 않은 채 진열돼 있었다.

박 대표는 “양양연어연구센터에서 2천마리를 받아 말린 후 냉동고에 보관하고 있다. 마리당 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지난 7월 9일 휴일에는 두 마리가 팔렸다. 연어로 인해 수익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라고 했다.

“연어에 사프란향을 첨가한 스테이크를 스스로 개발했다”는 박 대표는 “연어축제 때 현장에서 시식용으로 2천원씩 판매해 호응이 좋았으나 지금은 다른 회(膾) 주문에 서비스로 제공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지금 운영하는 횟집 건물은 양양군 소유로 지난 2003년 연어전문요리점으로 사업계획을 내 입점(入店)했다”고 했다고 밝히면서, “주방장과 요리사 등을 두고 운영했으나 임대료 및 운영비 등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인원을 축소하고 직접 요리를 개발 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너무 너무 안타깝다”고 거듭 하소연을 했다.

박 대표가 안타깝다고 표현하는 것은 양양지역에서 사계절 연어요리 맛볼 수 있는 곳은 자기 집 밖에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치 않다는 것이다.

양양 동해바다횟집에 전시.판매되고 있는 연어포, 상품진열과 포장상태가 연어의 현재를 보는 것 같다

일본도 방문해 봤다는 박 대표는 연간 30만~50만마리를 포획해 염장(鹽藏)은 물론 다양한 연어요리들이 개발돼 있는 데 우리나라는 겨우 1만마리 정도밖에 안돼 개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푸념도 했다.

박 대표는 연어의 고장이라면서 제대로 된 요리점을 지원 · 양성해 연어요리의 보급을 하지 않고 있는 행정당국에도 불만의 일단을 나타내기도 했다.

위의 사례에서와 같이 유일한 연어전문점도 견더나기 힘든 것이 연어 인공부화 · 방류 40여 년 경험을 가진 동해안의 현주소다.

그동안 인공부화 · 방류사업으로 회귀율 상승에 의한 개체수 향상에 전력투구했으나, 환경적 · 생태적 영향으로 회귀율 급감의 위기를 맞는 초라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양양연어연구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1990년도 연어로 인해 연간 4억 65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하면서 1997년 9억 3300만원으로 최고치에 다달랐으나 현재 연간 약 1억여 원에 그치고 있어 연어로 인한 수익창출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연어 자원증강´ 의 긍극적인 목표인 요리개발 · 가공 및 보급에 의한 지역 소득증대와 함께 국민들의 식탁에 쉽게 오르게 하는 정책을 소홀히 한 점도 없지 않다.

가장 큰 첫 번째 원인은 상품화할 수 있는 연어의 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기인한다. 즉,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연어포획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8년에도 3만 3천여 마리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점차 감소해 2004년 이후에는 연간 1만여 마리밖에 되지 않는다.

건어의 자연건조 광경, 연어는 살이 많아 구더기 때문에 12월에 말려야 한다고 했다.
삼척내수면개발사업소의 경우 포획된 2천여 마리의 연어를 인근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준다고 해 수익창출은 전무한 상태로 보면 타당하다.

양양연어연구센터 관계자는 "연간 10만마리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해 현재의 회귀율로 보아 이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지역경제 기여는 물론 수익창출은 어려운 과제일 수 밖에 없다.

NPAFC(북태평양 소하성어류위원회) 4개 회원국들의 연어방류 · 포획량에 비해 40여 년간의 경험을 가진 우리나라는 너무나 초라한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 또는 기업의 상품개발에 대한 매력과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은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며, 연어의 수입대체(輸入代替)효과에도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는 북유럽 · 북미 · 일본과 같이 우리나라 국민들은 연어를 즐겨 찾고 먹지 않는다는 데 원인이 있다.

유럽의 스코틀랜드 · 노르웨이 · 아일랜드 · 아이스랜드 등과 북미의 미국 · 캐나다 등은 연어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두리양식으로도 길러내고 있는 것는 우리 국민들의 연어 선호도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동해안에서 인공부화 · 방류하는 연어종류인 ‘연어´(학명 : Oncorhynchus keta, 영어명 : Chum salmon) 또한 크게 선호하지 않는 어종이다.

또한 바다에서 잡힌 연어와 산란을 위해 강으로 올라 온 연어와는 맛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 이곳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다.

현재 다른 회 주문에 서비스로 나간다는 ´연어스테이크´

예로부터 동해안 연안에서 잡히던 연어의 종류는 ’사마연어´(학명 : Oncorhynchus masou, 영어명 : Cherry masu)로 주민들은 ‘송어’라고 불리며 즐겨했고, 건포(乾脯)로 만들어 쓰기도 했었다.

양양연어연구센터 이채성 센터장은 “초기 채란 후의 연어를 인근 주민들에게 나눠 주었으나 맛이 없다는 평이 나돌아 지금은 주지 않는다”는 말은 시사하는 바 크다.

국민들의 선호와 맛 등을 고려한 어종선택을 소홀히 하면서 ‘연어’ 단일종(單一種)만의 부화 · 방류에 전력을 기울렸고, 방향전환 또한 소홀히 한 것은 정책당국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양양연어연구센터에서는 시마연어를 시험부화해 올해 3만마리를 방류하고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마연어는 강으로 올라오는 숫자가 적다는 단점과 함께 어린 연어는 1년동안 강에서 보낸 후 바다로 내려가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 관리상의 난제(難題)를 풀기에도 어려움이 상존해 있다.

연어의 인공부화 · 방류사업이 동해안 3대 어업자원 확대와 함께 연어 자원국의 지위 확보 등의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회귀율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본적인 수익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국익 · 교육적 · 관광적인 효과로만 풀기에는 너무나 속빈 강정에 다름아니다.

더 많은 예산과 연구진을 보강해 사업을 확대해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고, 어종의 병행 추진과 함께 요리의 개발 · 보급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기본이 공허한 정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정책당국이 고민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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