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긁힌’ KIA 윤석민 후반기 화두 ‘내려놓기’


입력 2013.07.24 08:47 수정 2013.07.24 08:5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전반기 침체 속 마지막 경기에서 희망

FA효과 실망, 만회 위한 조급함 모두 벗어야

후반기 윤석민의 화두는 '내려놓기'다. ⓒ KIA 타이거즈 후반기 윤석민의 화두는 '내려놓기'다. ⓒ KIA 타이거즈

KIA 에이스 윤석민(27)에게 전반기는 부침의 시간이었다.

당초 올 시즌 윤석민의 거취는 태풍의 눈이었다. 올해를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윤석민은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하게 거론됐고, 국내에 잔류하더라도 연봉 대박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얄궂은 운명은 기대와 정반대로 흘러갔다. WBC 후유증과 부상까지 겹쳐 늦게 시즌을 시작한 윤석민은 전반기 단 2승에 그쳤다. 시즌 중반까지는 8연속 선발 무승이라는 굴욕적인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전반기 성적표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나 FA 대박는 사실상 언감생심이다. 에이스 부진 속에 소속팀도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결국 5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다행히 윤석민은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희망을 쏘아 올렸다. 지난 17일 광주 한화전에서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시즌 2승째이자 올 시즌 선발 첫 승을 신고했다. 모처럼 구위가 살아나면서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찾아 더 고무적이었다. 본인도 “시즌 중 처음으로 제대로 긁힌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후반기 명예회복과 4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KIA에 에이스의 완전무결한 복귀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다.

시즌 초반만 해도 윤석민은 훈련량 부족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경기를 거듭하면서 경기감각과 스피드가 올라왔다. 한화전에서는 직구 구속이 149km/h에 이르렀다. 특별한 부상도 없다.

하지만 피칭의 기복을 줄이는 게 과제다. 전반기 윤석민의 피칭을 보면 한 경기 잘 던지고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6월 13일 넥센전(6이닝 2실점)처럼 잘 던지고도 후속 투수들의 부진으로 승리를 날린 경우도 있지만, 6월 7일 넥센전(5이닝 8피안타 5실점) 6월 29일 삼성전(6이닝 4안타 6볼넷 2실점) 등 전반적으로 제구력이 들쭉날쭉한 경기가 많았다. 윤석민의 대표적인 천적으로 꼽히는 롯데를 상대한 7월 6일 홈경기에서는 초반부터 제구력이 흔들려 1회에만 4실점.

후반기 윤석민의 화두는 '내려놓기'다. 그동안 불안정한 피칭에는 기술적인 면보다는 심리적인 이유가 더 컸다는 분석이다. 올 시즌 부상과 슬럼프로 FA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의욕이 꺾였고, 1군 복귀 이후에는 빨리 성적을 만회해야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마운드에서 쫓기듯 피칭한 경우도 많았다.

어려울 때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1급 투수다. 그동안 윤석민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에도 류현진 같은 라이벌에 비해 상대적으로 2% 부족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유가 꾸준함과 위기관리능력의 부족이었다. 여기에는 구위보다 집중력 문제가 더 크다. 윤석민의 멘탈이 나약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외부 변수나 상황에 예민했던 것은 사실이다.

KIA의 후반기 대반격을 위해서는 역시 선발진이 살아나야한다. 서재응과 헨리 소사의 활약이 시원치 않은 가운데 원투펀치 역할을 해야 하는 윤석민과 양현종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KIA 선동열 감독은 그동안 “결국 해줘야 할 선수가 해줘야 팀이 산다”고 강조했다. 바로 해줘야 할 윤석민이 해준다면 KIA의 후반기 대반격도 기대할 수 있다.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경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