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탓 일본 자케로니 감독 '뭇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3.07.22 11:26  수정 2013.07.22 12:19

J리그 간판스타 제외한 채 2진급 멤버 구성

컨페더 3연패 후 분위기 전환 기회 날려

일본 대표팀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 ⓒ 연합뉴스

일본축구 사령탑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60)이 흠씬 얻어맞고 있다.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동아시아컵’ 중국과의 1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일본은 3-1로 앞선 후반 종반, 왕용포(산둥)와 쑨커(장쑤)에 잇따라 실점하며 다잡은 승기를 놓쳤다.

경기 직후 자케로니 감독은 혹독한 뭇매를 맞았다. 최근 홈에서 태국에 1-5 참패하는 등 전력이 불안정한 중국(FIFA랭킹 100위)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사실에 일본 축구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일본 유명 축구 평론가 세르지오 에치코(67)도 쓴 소리를 던졌다. 세르지오는 “동아시아컵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3연패 당한 일본이 꼭 우승해야 하는 ‘국면 전환 대회’임에도 (자케로니 감독이)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쿠보와 사토 등 J리그 간판스타를 모두 제외한 자케로니 감독의 대담한 승부수는 준비부재 강행공사로 비칠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어중간한 체제로 싸우고 돌아오면 ‘역시 국내파보다 해외파가 더 우수하다’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용 한도 내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패착, 그리고 J리거와 유럽파의 괴리감 균열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

미지근한 일본 언론을 향해서도 당부했다. 세르지오는 “일본 축구가 근본적으로 강해지려면 언론이 ‘악역’을 맡아 혹독한 잔소리를 퍼부어야 한다”며 “비록 동아시아 대회지만 ‘승리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벼랑 끝 중대한 대결 분위기를 언론이 조성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르지오의 말대로 ‘자칭 탈아시아’ 일본은 이번 대회를 너무 우습게 봤다. J리그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베테랑 나카무라 순스케와 나카자와 유지 등이 모두 제외됐다. 심지어 ‘엔도 야스히토의 후계자’ 나카무라 켄고마저 빠졌다. 이들 모두 J리그를 평정한 스타다.

이 때문일까. 일본에선 자케로니가 J리그 수준을 높게 보지 않는다는 뒷말까지 흘러나온다. J리그 스타일에 흠뻑 젖은 베테랑 대신, J리그에 갓 입문해 J리그 스타일에 ‘덜 젖은’ 병아리들로 대표팀을 구성했으니 의심받을 만하다.
자케로니 감독은 중국전 직후 기자회견서 “더운 날씨 속에 경기가 진행됐다”며 날씨 탓을 했다. 그러나 무더위는 중국 역시 힘들게 했다.

일본은 가가와 신지와 혼다 케이스케를 배출했지만 여전히 선수층이 얇다. J리그 정상급 선수들로 나서도 불안한데 ‘신예’로 동아시아 대회에 출전했으니 중국전 졸전은 예고된 참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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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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