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vs.이탈리아]‘초접전’ 한 끗 차이…7-6 신승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3.06.28 08:39  수정 2013.06.28 10:23

스페인, 승부차기 7번째 키커 세우고 신승

결승 선착한 브라질과 7월1일 결승 진검승부

이탈리아 7번째 키커 보누치의 실축. ⓒ 게티이미지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초접전은 한 끗 차이로 결말을 맺었다.

FIFA랭킹 1위 스페인이 승부차기 7번째 키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탈리아(FIFA랭킹 8위)를 뿌리치고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 올랐다.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던 델 보스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28일 오전 4시(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탈레자 이스타지우 카스텔라웅 스타디움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 이탈리아전에서 전후반 및 연장까지 0-0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7-6 신승했다.

지난해 유로 2012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0 대파한 데 이어 또 ‘카테나치오’를 앞세운 이탈리아를 따돌렸다. 스페인은 우루과이를 2-1로 꺾고 결승에 선착한 네이마르의 브라질과 다음달 1일 7시 마라카낭에서 우승컵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인다(3·4위전=이탈리아vs.우루과이).

스페인은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경험이 없다. 지난 2009년 3위가 역대 최고 성적. 유로2008·2010남아공월드컵·유로2012에서 정상에 우뚝 선 스페인이 컨페더레이션스컵마저 들어 올린다면, 메이저대회 4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일본에 4-3 승리하는 등 조별리그에서 고전했던 이탈리아는 스페인을 맞이해 ‘유벤투스 3인방’ 레오나르도 보누치-안드레아 바르잘리,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로 스리백 방파제를 쌓았다. ‘악동’ 발로텔리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최전방 공격수로는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카드를 꺼냈다. 조별리그에서 15골(1실점)을 퍼붓고 3전 전승으로 준결승에 올라온 스페인은 파브레가스가 빠지긴 했지만 최정상급 전력을 구축해 이탈리아전에 나섰다.

당초 스페인의 우세를 점쳤지만, 오히려 이탈리아가 빠른 공수 전환을 바탕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2선과 수비진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스페인의 패스를 차단했다. 중원을 공략한 스페인 특유의 공격은 두꺼운 스리백 앞에서 힘을 잃었다. 측면에서 빠르면서도 정교하게 움직인 자케리니와 마지오의 역습이 돋보였다. 이런 흐름 속에 질라르디노, 마르키시오 등이 거푸 슈팅을 날리며 스페인으로 하여금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가장 결정적인 기회는 전반 35분. 자케리니가 페널티 아크 왼쪽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렸고 마지오가 쇄도해 헤딩을 시도했다. 그러나 카시야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스페인은 후반 36분 토레스가 문전에서 순간적으로 수비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했지만 골문 오른쪽을 벗어났다.

후반 들어 이탈리아는 바르잘리 대신 몬톨리보를 투입했다. 스페인은 다비드 실바를 불러들이고 나바스로 중원의 변화를 노렸다. 이후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공격 속도를 끌어올렸다. 전반보다 이탈리아 수비를 조금씩 흔들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여전히 견고한 수비를 선보였지만 역습의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최전방 질라르디노가 스페인 수비에 막히는 등 발로텔리 공백을 절감했다.

결국,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이탈리아는 연장 전반 3분 만에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자케리니가 오른쪽에서 넘어온 공을 이어 받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공은 스페인 골포스트 왼쪽을 강타했다.

스페인은 곧바로 토레스를 대신해 하비 마르티네스를 투입, 전방부터 압박하면서 이탈리아 수비를 흔들었다. 연장 전반 8분 이니에스타의 로빙 패스를 받은 호르디 알바가 문전에서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가르지는 못했다. 연장 후반 9분엔 사비가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부폰 골키퍼 손에 맞고 굴절돼 골포스트를 때렸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고 그라운드에 주저앉는 등 힘겨운 체력전 속에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120분 혈투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부폰과 카시야스라는 당대 최고의 수문장이 버틴 승부차기에서도 치열했다. 나란히 6번째 키커까지 성공한 가운데 7번째 키커에서야 갈렸다. 이탈리아 보누치가 강하게 찬 볼이 크로스바 위로 떴다. 평소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정확한 킥을 자랑했고, 이날도 스페인 수비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던 보누치의 실축이라 이탈리아는 더 안타까워했다. 반면 스페인의 나바스는 침착하게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부폰을 속인 뒤 동료들과 포효했다. 모두가 총력을 기울인 한판은 결국 한 끗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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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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