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다. 잠시 주춤했던 안방극장에 사극붐이 일고 있다. 월화드라마의 경우 MBC '구가의 서'와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방송되고 있는 가운데 MBC 일일드라마 '허암 허준'에 이어 이번에는 KBS2에서 새 수목극으로 '천명'을 선보였다. 살인 누명을 쓰고 도망자가 된 내의원 의관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천명: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이하 '천명')이 그 포문을 열고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극의 스케일이나 전개, 시청률 모두 쾌조의 스타트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4일 첫방송된 '천명'은 9.3%(전국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2위로 출발했다. 물론 전작 '아이리스2' 마지막회 시청률 10.4%보다 1.1%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1회의 특성상 나름대로 선전한 성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기대와 우려 사이에서 거대한 스케일로 포문을 연 '천명'은 조선시대 야사에 기록돼 있는 인종 독살 음모를 배경으로한 작품인 만큼 '궁중 암투극'을 긴장감 있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문정왕후(박지영)와 이호(임슬옹)의 세력다툼으로 인한 대립각에 이들의 싸움에 휘말리며 도망자가 된 내의원 최원(이동욱), 그리고 의녀 홍다인(송지효) 등 인물들간의 관계가 밀접하게 그려지며 극 내내 시선을 몰입케 했다. 특히 첫 장면부터 관군에 쫓기는 최원의 모습으로 도망자가 된 설정과 더불어 도망신에서 보여준 화려한 영상미, 궁 폭발 신, 선과 악을 빗대는 색채감, 거기에 의술까지 인기 사극에 포함된 요소들을 적재적소 배치시켰다는 분석이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도 아픈 딸 최랑(김유빈)을 낫게 해주는 삶의 목표인 최원의 모습과 그런 가운데서 보여지는 조선판 딸바보는 웃음과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극의 인기에 또 다른 코드로 자리매김 했다. 조선판 도망자가 된 이동욱의 카리스마 연기, 박지영의 섬뜩한 파격 변신, 송지효의 안정적인 연기 그리고 2AM의 임슬옹 역시 호연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도망자이지만 딸 밖에 모르는 부성애 코드로 시작한 '천명'이 과연 남자의 사랑을 이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날 MBC '남자가 사랑할 때'는 10.5%를 기록, '천명'과 1.2%포인트 차를 보였다.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은 4.7%로 수목극 시청률 경쟁에서 한 발 더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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