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로 들어간 AI·로봇…LG전자, 신사업 '고객 확보전' 본격화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7.13 12:32  수정 2026.07.13 12:33

AI홈은 아파트로·클로이드는 현장 검증

내년 이후 사업 성과 가시화 주목

LG전자는 홈로봇 'LG 클로이드(CLOiD)'와 자율주행 기반 서빙·배송 로봇을 활용한 아파트 단지 내 서비스 구현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LG 클로이드가 분리수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LG전자

LG전자가 수년간 '미래 먹거리'로 키워온 인공지능(AI)과 로봇 신사업을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사업 현장으로 옮기고 있다. AI홈은 건설사와 손잡고 아파트 단지로 영역을 넓히고, 홈로봇은 개념검증(PoC)을 위한 생산과 현장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로봇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 역시 초도 양산을 준비하며 사업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GS건설과 차세대 AI홈 공동 개발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에서 '차세대 AI홈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핵심은 LG전자의 AI홈 허브 '씽큐 온'을 GS건설 주거 브랜드 '자이'의 단지 인프라와 연결하는 것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넘어 조명·난방·환기·가스밸브는 물론 엘리베이터 호출, 주차 위치 확인, 방문 이력, 커뮤니티 시설 예약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다.


AI가 이용자와 대화하며 생활 맥락과 패턴을 파악해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하거나 실행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도 구현한다. 가전 한 대에 AI 기능을 더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실제 주거 공간 전체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로봇이다. LG전자와 GS건설은 앞서 지난 4월 로봇 친화형 아파트 설계 기준을 마련하고 주거 공간 내 로봇 서비스 시나리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홈로봇 'LG 클로이드(CLOiD)'와 자율주행 기반 서빙·배송 로봇이 실제 아파트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주거 공간과 단지 인프라를 함께 설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에는 여기에 AI홈 솔루션까지 결합한다.


전시장에서 빨래를 개고 식재료를 옮기던 클로이드도 올해 실제 현장 검증 단계로 넘어간다. LG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클로이드의 개념검증(PoC)을 위한 생산에 들어가 상반기 중 검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검증 범위를 산업 현장에서 가정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8년 홈로봇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사업도 상반기 초도 양산을 준비해왔다. 연간 4500만대 이상의 모터 생산을 통해 확보한 경량·고효율·고토크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고 내부 수요뿐 아니라 외부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군과 생산 기반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로봇 사업의 조직적 위상도 달라졌다. LG전자는 이달 1일자로 최고경영자(CEO) 직속 '로보틱사업센터'를 신설했다. 통상 연말 조직개편보다 약 4개월 앞서 수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피지컬 AI 기반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가전 기술을 로봇에 접목하는 연구 단계에서 독립 사업 조직과 생산 기반, 실제 검증 현장을 갖추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가 신사업의 사업화 속도를 높이는 배경에는 가전과 TV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바꾸려는 중장기 전략이 있다. LG전자는 B2B와 플랫폼 기반 사업, 신사업에서 2030년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75%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올해에는 AI홈과 로봇, AI 데이터센터 냉각,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성장 분야 투자를 전년보다 4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류재철 LG전자 CEO는 연초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사업에는 과감히 자원을 투입하고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기존 사업의 실적 회복도 신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300억원, 영업이익 1조579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3조25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이미 넘어섰다. B2B 사업 확대와 플랫폼·구독 등 고수익 사업의 성장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다만 AI홈과 로봇이 실질적인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실제 수주와 반복적인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AI홈은 건설사와의 협력을 실제 적용 단지로 확대하고, 클로이드는 PoC를 통해 산업·가정 환경에서 사업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남았다. 액추에이터 역시 초도 양산 이후 외부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LG전자 신사업의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사업 모델을 검증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PoC와 초도 양산, 건설사 협력이 실제 고객 확보로 이어질 경우 내년 이후 관련 사업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류재철 사장은 GS건설과의 협력에 대해 "LG전자의 AI홈 솔루션과 자이의 단지 인프라를 결합해 고객의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새로운 주거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AI·로봇·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 주거의 표준을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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