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내동댕이 후 퇴장 ‘홍성흔의 착각’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4.06 10:20  수정

주심 볼 판정에 불만 나타내고 퇴장

개인은 물론 팀, 야구팬들에게 악영향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낸 뒤 퇴장당한 홍성흔.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격하게 나타낸 홍성흔이 시즌 첫 퇴장의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홍성흔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서 5회초 루킹 삼진을 당하자 곧바로 문승훈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급기야 헬멧을 바닥에 내동댕이치자 주심은 퇴장 명령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이것도 모자라 홍성흔은 문승훈 주심을 밀치는 부적절한 행동까지 보였다.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 역시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이날 문승훈 주심은 홍성흔이 삼진 아웃을 당한 코스에 대해 꾸준히 스트라이크로 잡아줬다. 즉 홍성흔은 일관되게 판정을 내린 주심의 권위를 무시한 셈이었다.

홍성흔의 퇴장은 어려 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과 팀, 그리고 야구판 전체를 놓고 봤을 때 홍성흔의 행동은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먼저 홍성흔이 크게 화를 낸 이유는 비단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만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FA로 친정팀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포지션 중복 문제가 겹쳤던 홍성흔은 주장직까지 떠맡자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야심찬 포부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방망이가 마음먹은 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홍성흔은 이날 경기 전까지 14타수 3안타의 부진에 빠져있었다.

또한 홍성흔은 올 시즌 유독 득점 찬스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SK와의 주중 3연전에서는 2경기 연속 만루서 병살로 물러나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결국 심판에 대한 어필은 자신에 대한 불만일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홍성흔의 퇴장은 개인은 물론 팀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홍성흔이 물러난 뒤 두산은 남은 4이닝에서 3개의 안타와 2사사구를 얻어내 득점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양의지의 병살 등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추가 득점 없이 패하고 말았다.

지난 3일 SK전에서도 홍성흔의 안이한 플레이는 팀 패배로 직결되기도 했다. 1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홍성흔은 체크 스윙으로 땅볼을 만들어냈다. 파울이라고 판단한 홍성흔은 그대로 서있었지만 주심은 인플레이라 선언했고, 더블 아웃으로 이어졌다. 판정은 심판이 내리는 것이지 선수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홍성흔의 퇴장은 야구팬들, 특히 어린이팬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성흔 정도의 커리어와 영향력을 갖춘 선수라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보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자신의 분에 못 이겨 헬멧을 내동이치고 심판을 밀치는 모습으로 큰 실망감을 안겼다.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 홍성흔의 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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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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