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총회에선 선배 대면식이라고 추가비용 걷어 "학칙에도 없는데..."
대학가 엠티(MT) 시즌을 맞아 학생회측에서 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시 벌금이나 페널티를 강압적으로 부과하고 엠티에 참석한 뒤에도 선배들의 가혹한 군기잡기 등이 만연해 새 학기 교정이 멍들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J대학의 학생회는 최근 학생들에게 ‘페널티제’를 적용해 논란을 샀다. 학과 행사용 출석부를 별도로 마련하고 불참자에 대해서는 교수님들의 확인작업을 거쳐 출석부에 기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록된 출석부는 장학금 및 여러가지 혜택을 심사하는 과정에 반영된다.
학교측은 장학금 불이익과 더불어 '벌금제'도 추가로 도입했다. 엠티 등의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1회에 벌금 5만원을 내도록 한다. 또한 개강과 종강을 맞아 진행하는 청소에 참여하지 않으면 한 학기동안 학교사물함 사용을 금지한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개강총회 비용, 신입생 O.T비용, 엠티 비용, 체육대회, 스승의 날에 필요한 비용 등이 포함된 학생회비 49만원을 납부하고도 각 행사마다 별도의 비용을 추가로 걷기도 했다.
특히 지난 7일 진행했던 개강총회를 위해 학생회는 각 학생당 1만원의 비용을 추가로 걷었다. 학생들은 돈을 이미 납부했는데도 엠티, 개강총회, 2~4학년 대면식의 비용을 추가로 내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해당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윤모 씨(21·남)는 "이런 조항들이 실제 학칙에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학교가 군대도 아니고 이런 악습을 이어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교 행사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을 납부하지 않았을 시에도 '벌금제'는 적용된다. 또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에도 행사비용과 더불어 벌금을 납부해야해 학생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에 위치한 한 대학에 재학중인 김모 군(26)도 “입학한 뒤 오티와 엠티, 체육대회 비용 18만원을 으로 냈으나 매번 행사 때마다 5만원에서 7만원을 추가로 걷는다”고 말했다. 김 군은 “학생들은 이런 비용이 어디에 쓰이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학생회는 인터넷에 예결산 영수증을 공개해야 하고 학교 자체에 감시기구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아고라에 아이디 'shin***'도 "학교측에서 장학금 제도가 바뀌었다면서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학교행사에 잘 참여해야 장학금을 받는다고 했다"며 "작은 돈도 아니고 5만원가량의 돈을 내고 출석점수를 받는 꼴"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흙탕물에서 뒹굴기.. 얼차려..'군기잡는 MT'
엠티에 참석해 이어지는 가혹행위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전남지역의 한 4년제 사립대학은 신입생들에게 유격훈련을 시켜 구설에 올랐다. 엠티를 통해 해당 학교의 선배들은 빨간 모자를 쓰는 등 조교복장을 갖추고 신입생들의 '군기'를 잡았다. 학생들은 비오는 날 바닥을 구르는 것을 물론이고 군대에서 기율을 잡기 위해 하는 ‘얼차려’와 ‘쪼그려 뛰기’ 등 다리가 후들 거릴 정도로 기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또한 서울에 위치한 한 4년제 사립대는 학생들에게 엠티에 참석하기 전 “버리는 옷을 입고 오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진흙탕과 자갈밭 등을 가리지 않고 구르며 기합을 주면서도 선배들은 학교의 '전통'이라고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학내에서 불합리한 일이 발생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배들의 보복이나 처벌이 두려워 제대로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대학에 재학중인 윤모(21·남)씨는 "학교내에서 이런일을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하면 학교에 소문이 난다"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조금만 참자','졸업하면 끝이다' 라고 생각해 대학내 군대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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