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대 돌파' K3, '구형보다 못한' 뉴 SM3

박영국

입력 2012.11.01 16:27  수정

뉴 SM3 10월 판매실적, 구형 팔던 8월보다 못해

기아차 K3(왼쪽)와 르노삼성 뉴 SM3(오른쪽)

기아자동차의 풀체인지 모델 K3, 르노삼성자동차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 SM3. 국내 자동차 시장에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두 개의 준중형 모델들의 희비는 출시 2개월째에 들어 더욱 극명해졌다.

K3가 출시 한 달여 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한 반면, 뉴 SM3는 구형을 판매할 때보다 부진한 판매실적으로 신차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1일 기아차에 따르면, K3는 10월 한 달간 7632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앞서 실판매일수가 9일에 불과했던 9월 판매실적 3616대를 포함하면 1만대를 훌쩍 넘어선다.

K3의 인기는 준중형 세그먼트의 맹주 아반떼의 자리도 위협할 기세다. 9월 1만대 이상 팔렸던 아반떼는 10월 판매고가 9812대로 떨어졌다. K3와의 격차는 2000여대에 불과하다.

출시 초기라 신차효과의 거품이 어느 정도는 포함됐겠지만 향후 거품이 걷히더라도 기아차가 K3의 판매목표로 설정한 월 5000대 달성은 충분할 전망이다.

준중형 세그먼트에서 유일하게 완전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된 신차인데다, 'K시리즈'의 후광효과까지 더해진 게 K3의 인기 비결로 분석된다.

반면, 르노삼성 SM3의 판매실적은 '신차효과'를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10월 판매대수는 1372대로, 9월 대비 86대 줄었다. 출시 첫 달이었던 9월 판매실적이 좋았으면 모르겠지만, 1일 출시해 한 달 내내 판매한 성적이 8월 대비 고작 70대 늘어난 1458대였다.

이번에 다시 86대 줄었으니, 10월 판매실적은 구형 SM3가 판매되던 8월보다도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기껏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개발한 효과를 전혀 얻지 못한 셈이다.

르노삼성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하필 뉴 SM3 출시 직후에 기아차가 K3를 내놓아 신차 효과가 '묻힌' 꼴이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뉴 SM3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짚어봐야 할 일이다. 가장 큰 패착은 3년이 훨씬 넘은 구형 디자인을 너무 길게 끌고 가려 했다는 점이다.

차량 선택에 있어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라 해도 금방 싫증을 내는 성향이 있다.

르노삼성은 뉴 SM를 내놓으며 디자인에도 변화를 가했다고는 하지만, 바뀐 것이라고는 상단 그릴에 메탈 테두리를 입히고, 헤드램프 위쪽에 블랙 베젤을 살짝 얹은 정도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형과 구별이 힘든 수준의 변화다.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교체하면서 연비를 높인 것은 잘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소비자에게 '신차'라는 느낌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

기아차가 최근 디자인을 공개한 '더 뉴 K7'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모델도 뉴 SM3와 마찬가지로 변화의 정도는 '페이스리프트'였지만, 디자인은 구형과의 공통점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뜯어고쳤다.

K7 초기모델의 출시 시점은 2009년 11월로, 같은 해 7월에 출시된 SM3보다 늦었으면서도, 변화의 시점에서는 더 큰 정도의 변화를 가한 것이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디자인에 민감하다. 기아차의 경우도 만일 K3를 출시하면서 기존 포르테의 디자인에 살짝 변화를 준 정도에 그쳤다면 SM3와 같은 꼴이 났을 것"이라며, "SM3가 파워트레인에 큰 변화를 가해 연비 측면의 이점을 살리고도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디자인 측면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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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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