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수도이전 국민투표 실시" 강력 주장

입력 2004.06.17 10:20  수정 2004.06.17 10:19

이 시장"행정수도 이전문제 정치적 이용말라"

한나라 "무리한 천도 추진하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16일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국민투표를 실시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정부가 국가적 중대사안에 대해 국민들의 의사를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행정수도 이전을 충청권은 지지하고 수도권은 반대하는 등의 식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또 “잠시 왔다가는 5년 임기의 정권이 수도이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라며 “우리 국민 대다수도 같은 의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말 여야 합의로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국회에서 통과된 탄핵은 왜 그렇게 반대했느냐”며 “노 대통령이 선거용 공약으로 들고나온 것이나 한나라당이 충청도의 표를 얻기 위해 한 것은 모두 실수이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라고 말한데 대해서 “이런 복잡한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너무 강한 결의를 보여주면 국민의 의사가 다 나타날 수 없다”면서 “정치권이나 정부에서는 아무 얘기를 할 수 없게 만든다”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이어 가진 실국장 회의에서 "개방화 시대는 서울과 충청도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이 세계 일류도시들과 경쟁하는 시대다"며 "수도 이전은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과 7000만 민족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치 논리나 정권 차원을 넘어서 국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경제가 매우 어렵고 주한미군 철수.재배치에 따른 비용문제, 공적자금 상환 등 대규모 재정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이 그렇게 시급한 문제인가.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인지 선후를 가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15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3만 여명이 참가하는 ‘수도이전 반대 궐기대회’ 추진하고 가두캠페인과 반대 서명운동 등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역시 수도 이전 시 송도 등 경제특구 개발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으며 , 인천시의회는 서울시의회와 보조를 맞춰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국민고통 아랑곳 않고 무리하게 ‘천도’추진하다 쫓겨났던 궁예"

한나라당은 16일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노무현 대통의 발언은 사생결단 식”이라며 “밀어붙이기 식으로 할일이 아니다”라고 수도이전 반대 수위를 높였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염창동 신당사에서 가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통령이 도박판 올인하듯 행정수도이전에 명운과 진퇴를 걸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수도이전 문제는 노무현 정부의 진퇴를 걸 일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중대사라며 국민적 합의를 거쳐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노 대통령은 국민고통을 아랑곳 하지 않고 무리하게 천도를 추진하다 쫓겨났던 궁예의 예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 역시 “수도이전 강행은 대통령의 전형적인 오기정치라며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소요재원 내역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유한한 정부의 명운보다는 영원한 국민의 명운이 중요하다는 점을 노무현 대통령은 깨달아야 한다"며 국민적 동의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정부의 명운을 걸고 수도이전 문제를 추진해야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언어폭압적" 이라며 "사생결단식으로, 밀어붙이기식으로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선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가는 운명 게임이 아나다”며 “나라는 국민의 것이고 국민만이 모든 것을 최종 결정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변인은 “(행정수도이전은) 몇십년을 두고 한치의 시행착오 없이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중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임기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겠다는 노무현대통령의 강압식 추진을 보며 국민들은 다른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행정수도 이전 반대 50.5%

한편 정부의 신행정수도 추진에 대한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 절반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행정수도 후보지를 4곳으로 발표한 15일 저녁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85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전에 반대한다는 응답에 50.5%로 ‘찬성한다’는 응답 41.1%보다 9.4%포인트 높게 조사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반대’가 65.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충청지역에서는 ‘찬성’이 77.3%로 나타났다.

‘행정수도 이전이 계획대로 잘 이뤄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이 60.8%였고 ‘잘 이뤄질 것’이란 응답은 26.2%에 불과했다.

또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국민투표 여부에 대해서는 59.9%가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고, ‘필요없다’는 응답은 36.5%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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