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갈라쇼’가 제시한 장밋빛 미래

임재훈 객원기자

입력 2012.10.07 11:50  수정

대중화 등 일석다조 가능성 제시

김연아 잇는 '손연재' 키즈 탄생?

손연재를 비롯한 리듬체조 요정들은 내면에 숨겨왔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 칼럼니스트]세계 정상급 스타들이 함께 꾸민 리듬체조 갈라쇼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2'가 6일 일산 킨텍스 특설무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갈라쇼에는 2012 런던올림픽 5위를 차지한 손연재(18·세종고)를 비롯해 은메달리스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 동메달리스트 리보우 차카시나(벨라루스), 6위 알리나 막시멘코(우크라이나) 등 세계 최상위 랭커들이 대거 참가해 수준 높은 연기를 펼쳐 보였다.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갈라쇼가 진행되는 2시간여 동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다채롭고 환상적인 연기에 매료됐고 매 순서가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날 갈라쇼 프로그램은 출연진 전원이 펼치는 군무 퍼포먼스와 개인 프로그램, 그리고 팀 연기로 구성됐다. 각자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소화하는 정규 프로그램과 평소 경쟁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갈라 프로그램을 적절히 곁들여 보여줌으로써 리듬체조의 다양한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선수들은 경쟁무대에서 펼쳤던 정형화된 연기에서 탈피, 내면에 숨겨왔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라틴댄스 의상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드미트리예바는 의자를 이용한 열정적이고 관능미 넘치는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해 갈라쇼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막시멘코는 올해도 한 편의 모던댄스 공연을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의 강렬한 갈라 프로그램을 펼쳐보였다.

현역시절 ‘표현력의 여왕’으로 불렸고 신수지와 손연재가 ‘우상’으로 여겨온 안나 베소노바(우크라이나)는 여신을 연상시키는 순백의 의상에 은색 머리띠를 한 채로 후프를 이용한 우아한 연기를 펼쳐 보여 ‘명불허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이날 갈라쇼의 주인공이랄 수 있는 손연재 역시 런던올림픽에서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던 리본 연기를 재현했다. 또 ‘마이 데스티니(My Destiny)’, ‘보이 프렌드(Boy Friend)’ 등 인기 팝 음악을 배경으로 때로는 요정의 이미지로, 때로는 사랑에 수줍은 그 또래 소녀의 모습으로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냈다.

특히 손연재는 드미트리예바, 차카시나, 알리브예바, 막시멘코 등 런던올림픽에서 순위 경쟁을 펼쳤던 세계 톱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년 전 첫 갈라쇼 무대가 열렸던 당시와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위상을 국내 관객들에게 확인시켰다.

손연재는 이번 갈라쇼를 통해 ‘손연재 갈라쇼’라는 토종 리듬체조 갈라쇼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성과를 얻음과 동시에 스스로 한국 리듬체조의 희망을 넘어 아시아 리듬체조의 선두 주자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또한 이번 갈라쇼를 통해 한국 리듬체조 발전을 향한 ‘일석다조’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갈라쇼가 제시한 가장 중요한 가능성은 역시 리듬체조의 대중화 내지 저변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막연히 즐기기 어려운 스포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보는 즐거움과 하는 즐거움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스포츠로 인식시킴으로써 앞으로 리듬체조 경기와 리듬체조 선수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더 크게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같은 가능성은 향후 리듬체조의 저변확대와 사회체육으로서의 리듬체조 활성화의 가능성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이날 갈라쇼 2부에서는 한 지방자치단체 청소년수련관에서 리듬체조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 리듬체조팀이 오프닝 무대를 꾸몄다.

각자 후프, 리본, 공 등 리듬체조의 수구를 들고 나와 서투르지만 열심히 그동안 연습한 기량을 펼쳐 보이는 어린이들을 보며 현장에 자녀를 데리고 갈라쇼를 찾은 관객들 가운데 일부는 ‘우리 아이도’라는 생각을 했음직하다. 또한 이 장면을 지켜봤을 어린이 관객들의 가슴속에는 ‘나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을 수도 있다.

특히 손연재가 세계적인 선수들의 중심에서 당당히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지켜본 어린이 관객 가운데는 ‘손연재 키즈’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을 어린이도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은 학교체육이나 지자체의 사회체육 프로그램에 반영되는 형태로 발전될 수 있고,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리듬체조 동호인이나 선수층이 더욱 더 두터워 질 수 있게 된다. 그런 가능성을 이번 손연재 갈라쇼가 제시한 셈이다.

또 손연재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 손꼽히는 중학생 국가대표 김한솔과 초등학교 6학년인 안채희, 그리고 초등학교 3학년 꿈나무 정선화 등이 무대를 꾸며 향후 한국이 리듬체조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평소에 꿈에서나 만나볼까 말까 했던 세계적인 리듬체조 스타들을 ‘연재 언니’ 덕분에 한 자리에서 만난 것도 모자라 한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기회를 갖게 된 꿈나무들이 갖게 될 추억과 자부심,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이들이 앞으로 리듬체조로서 발전해 나가는 데 있어 크나큰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리듬체조의 대중화와 저변확대, 그리고 한국 리듬체조의 세계화를 이뤄나가는데 이번 손연재의 리듬체조 갈라쇼는 분명 좋은 계기가 됐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제시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손연재가 앞으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선수로서의 생활을 성실하게 이어가 리듬체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끊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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