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절친?’ 호날두-마르셀로…골로 되찾은 우정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12.09.19 10:38  수정

강호 맨시티전서 나란히 1골씩..역전승 견인

초반부진-서운한 감정 털고 반전 계기 마련

맨시티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사소한 말다툼 이후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던 ‘절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와 마르셀로(24)가 같은 목표 아래 다시 뭉쳤다.

호날두와 마르셀로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D조 1차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나란히 1골씩 터트리며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의 3-2 짜릿한 역전승에 이끌었다.

각본 없는 명승부였지만 레알의 경기내용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맨시티전에서 다시 한 번 ‘수비불안’을 노출한 것.

레알은 후반 23분 에딘 제코, 후반 40분 콜라로프에게 프리킥 골을 내줘 홈에서 체면을 구겼다. 특히 수비조직력에 심각한 문제를 노출해 올 시즌 초반 부진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레알엔 조세 무리뉴 감독을 비롯해 호날두, 마르셀로, 카림 벤제마 등 위기에 강한 승부사들이 존재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들어 모드리치와 벤제마를 투입, 경기 주도권을 거머쥔 채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마르셀로는 0-1로 뒤진 후반 30분 기습 미들 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벤제마도 1-2로 끌려 다닌 후반 종반 교체 투입되자마자 터닝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2로 경기가 마무리되는 분위기였지만 레알엔 골 갈증을 호소하는 집념의 호날두가 있었다. 후반 45분 페널티박스 왼쪽서 맨시티 수비수 사블레타를 따돌린 뒤 무회전이 가미된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으며 산티아고 경기장을 뜨겁게 달군 것.

득점 이후 호날두는 드러누운 채 한동안 일어날 줄 몰랐다. 레알은 포지션을 지켜야 하는 카시야스 골키퍼를 제외한 동료 전원이 호날두를 찾아와 축하해줬다. 최근 ‘호날두 왕따설’이 사실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맨시티전 직후 현지 전문가도 호날두가 외톨이라기보다는 마르셀로와의 소원해진 관계가 문제였다고 추측했다. 탈의실서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마르셀로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호날두가 ‘괜한 걱정’을 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다.

실제 두 선수는 포르투갈 언어를 사용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경기장 안팎에서 항상 붙어 다닐 정도로 친하다. 그러나 ‘2012 FIFA 발롱도르 수상자’ 논쟁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면서 둘 관계가 급속도로 서먹서먹해졌다.

마르셀로가 공석에서 “레알 주장 카시야스가 수상해야 한다. 헌신적인 그가 보상 받을 기회”라고 말해 호날두가 몹시 서운해 했다는 후문이다.

어찌됐든 둘은 맨시티전에서 화해했다. 호날두의 역전골 순간, 마르셀로가 대자로 누운 호날두의 손을 맞잡으며 “너도 발롱도르 후보”라고 소리쳤다. 골로 말한 둘의 ‘남자다운 화해 방법’에 레알 동료들도 신이 나 서로 부둥켜안았다. 레알 조직력이 살아나는 멋진 순간이었다.

챔피언스리그 ‘죽음의 D조’ 맨시티와의 1차전은 레알에게 승점 3점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담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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