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하리' 6만여 관중 운집! 전설들 엉성한 움직임에도 환호와 박수…아이콘매치 성료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9.14 22:43  수정 2025.09.14 22:52

전설적 축구 영웅들, 서울 상암에 집결해 ‘꿈의 대결’ 다시 한 번

수비수 팀 스피어, 루니에 선제골 내주고 마이콘-박주호 골로 역전승

영웅들의 전성기 기억하는 6만여 관중들, 느리고 실수해도 환호-박수

ⓒ 뉴시스

'영웅들은 영원하리'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 팀)가 6만여 관중 앞에서 올해도 승리를 차지했다.


실드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에서 FC 스피어(공격수 팀)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2024 아이콘매치(4-1승)’에 이어 또 이겼다.


전설적인 은퇴 선수들이 모여 치르는 축구 이벤트 ‘아이콘매치’는 국내 게임사 넥슨이 주최하는 대회로 2000~2010년대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이 집결하는 빅이벤트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40대 중반이다.


킥오프를 앞두고 출전 선수들보다 윗세대 전설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붐’ 차범근 전 감독은 FC 스피어의 창을 들고 그라운드 중앙으로 이동한 뒤 창 모형을 방패에 끼우며 창과 방패의 조합을 완성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어 양 팀 사령탑인 아르센 벵거 감독과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그라운드를 밟고 차범근 전 감독과 나란히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고가임에도 예매 개시 20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겼던 아이콘매치의 영웅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하자 관중들은 함성으로 맞이했다.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지휘하는 실드는 이케르 카시야스(GK)를 비롯해 네바냐 비티치, 리오 퍼디난드, 알레산드로 네스타, 카를레스 푸욜, 마이클 캐릭, 욘 아르네 리세, 마이콘, 클로드 마켈렐레, 애슐리 콜,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를 투입했다.


이에 맞선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스피어는 잔루이지 부폰(GK)을 비롯해 가레스 베일, 스티븐 제라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박지성, 호나우지뉴, 웨인 루니, 클라렌스 세이도르프, 카카, 티에리 앙리, 디디에 드로그바가 선발로 나섰다.


드록바·리세의 발리 슈팅, 마이콘의 중거리 슈팅, 카카-호나우지뉴가 주고받는 패스, 프리킥 키커로 나선 호나우지뉴, 그리고 골키퍼 부폰의 선방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라성 같은 왕년의 스타들 움직임 하나하나에 6만여 관중은 탄성을 내질렀다.


웨엔 루니 ⓒ 뉴시스


박지성-박주호. ⓒ 뉴시스

전반에는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아 관중들은 못내 아쉬웠다. 후반 초반도 마찬가지다. 카카의 감아 차기가 카시야스 선방에 막히고, 셰도르프와 제라드의 연이은 슈팅 모두 골문을 시원하게 뚫지 못했다. 베일의 무회전 중거리 슈팅마저 카시아스가 펀칭으로 쳐내자 환호하던 관중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다렸던 골은 후반 26분 터졌다. 루니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카시야스가 몸을 날려도 막지 못할 만큼 날카롭게 골문을 갈랐다. 간절히 골을 기다렸던 팬들은 루니를 연호했고, 눈에 띌 정도로 몸이 불어난 루니는 해맑게 웃었다.


약 10분 뒤 또 골이 나왔다. 박지성 상대팀 선수로 출전한 이영표가 올린 크로스를 마이콘이 헤더로 득점을 만들었다. 1-1 동점에서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박주호다. 후반 43분 박주호는 리세의 힐 패스를 이날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왕년의 스타’들은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성실하게 뛰며 관중들 성원에 보답하고자 했지만, 세월의 무게에 눌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헛발질도 자주 나왔고, 패스 미스도 수차례 이어졌다. 볼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패스를 놓치거나 민첩하지 못한 움직임과 현란하지 않고 엉성한 드리블이 나올 때도 그들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는 그치지 않았다.


영원한 전설들의 '꿈의 대결'은 그렇게 화려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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