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시작’ 글로벌 브랜드로 재탄생 중인 손흥민 [기자수첩-스포츠]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9.15 07:00  수정 2025.09.15 10:05

지난달 MLS 이적 후 경기 때마다 존재감 드러내

시대의 아이콘이자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발전

MLS의 아이콘으로 진화 중인 손흥민. ⓒ AFP/연합뉴스

토트넘에서의 10년을 마무리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33)이 두 번째 챕터를 써내려가고 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와의 30라운드 원정경기서 경기 시작 1분 만에 득점을 터뜨렸다.


미국 진출 후 두 번째 득점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17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서 첫 도움을 올렸고 일주일 뒤인 24일 FC 댈러스전에서 데뷔골, 그리고 2경기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경기를 마친 뒤 토트넘 유니폼을 벗었다. 특히 유럽 커리어를 마치고 미국으로 진출하자 많은 팬들은 아쉬움의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손흥민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재밌게 해드릴 것”이라며 “더 멋지고, 더 잘하고, 더 행복한 모습 보여 드리겠다. 잊지 말아달라. 그리고 앞으로도 토트넘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항상 노력하겠다. 끝이 아닌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말은 사실이었다.


손흥민의 LA행은 단순한 이적을 넘어 MLS 역사의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통한다. 이미 유럽 무대에서 아시아 선수로서 전례 없는 커리어를 쌓은 그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상품이자 브랜드로 통한다.


실제로 손흥민의 미국행이 발표되자 한류 콘텐츠와 맞물려 주목을 끌었고, LA 내 한인 사회는 물론 아시아 축구팬들의 관심이 MLS로 몰리는 효과를 낳고 있다. 소속팀 LAFC와 MLS는 손흥민을 통해 티켓 판매와 중계권, 스폰서십 확대라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MLS의 선수 유니폼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는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이 98%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그의 홈경기 데뷔전 또한 티켓 가격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뛰었고 결국 스탠딩 구역까지 매진되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원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산호세전이 펼쳐진 샌프란시스코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구단 역대 최다 관중인 5만 978명이 몰려들었다. 당연히 손흥민을 보기 위한 팬들이었다.


MLS는 손흥민의 브랜드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 Imagn Images/연합뉴스

손흥민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핵심이자, 아시아 시장을 대표하는 광고 모델이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맞닿은 미국 시장에서는 손흥민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중이며 손흥민 특유의 친화력 있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축구 변방으로 일컬어졌던 MLS의 위상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리그의 가치 상승, 시청자 저변 확대, 그리고 이어지게 될 글로벌화라는 목표의 중심에는 손흥민이라는 아이콘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성공한 ‘축구 선수’였던 커리어는 이제 시대를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로 재탄생하고 있다. 손흥민이 말한 “끝이 아닌 이제 시작”은 모두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 글로벌 브랜드를 말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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