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이어 '손연재 노믹스' 무르익나

임재훈 객원기자

입력 2012.08.14 00:55  수정

밴쿠버 금 이후 ‘연아 노믹스’ 키워드 유행

메달급 값어치 도전과 성과에 연재 노믹스 탄생?

김연아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여왕’ 김연아(22)가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기라는 찬사와 함께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으로 금메달을 따내자 언론들은 앞 다퉈 김연아가 일으키는 경제효과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김연아 브랜드’가 유발하는 경제효과는 최대 2조원에 이르렀다.

실제로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 광고 모델은 물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음료회사의 광고까지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기업과 제품의 모델로 나섰다. 효과도 만점이었다. 김연아가 얼굴을 내민 회사의 제품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김연아 브랜드’ 위력을 실감케 했다.

일각에서는 “김연아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고, 김연아라는 브랜드의 경제효과를 일컬어 ‘연아 노믹스’라는 단어가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했다. 김연아는 현재도 대형 광고대행사와 광고 전문 기관에서 조사하는 광고모델 선호도 지수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린 지금, 2년 전 김연아가 일으킨 엄청난 경제효과를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가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연재는 런던올림픽 전체를 통틀어 볼 때 한국 선수단 최고의 ‘이슈 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중국 언론은 런던올림픽 개막에 맞춰 이번 런던올림픽 최고의 미녀 8명을 선정하면서 손연재를 여신으로 표현하며 이름을 올렸다. 영국 BBC는 손연재의 연기 장면 사진을 ‘오늘의 사진’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국내외 언론은 손연재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보도에 열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손연재는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5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을 차지한 선수와 점수차가 불과 0.225점에 불과했지만 메달리스트가 되지 못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손연재에 대한 열광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런 분위기에 불만을 갖는 목소리도 있었다. 손연재가 피겨 스케이팅에서 범접하기 어려운 업적을 남긴 김연아처럼 리듬체조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도 아닐뿐더러 메달 가능성이 높지 않은 선수임에도 지나치게 손연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는 것.

심지어는 손연재에게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 손연재의 실력보다는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의 적극적인 마케팅의 결과로 단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언론은 물론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한 목소리로 손연재에게 집중하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이유는 손연재가 세계 정상급 선수로서 빼어난 미모까지 겸비한 선수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세계 리듬체조계에서 수준급의 선수들은 고사하고 국내 등록선수 자체가 별로 없는 리듬체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18세 고등학생 선수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동양인 최초로 올림픽 결선에 진출하고 메달에 까지 근접한 성적, 손연재라는 선수 개인의 성취와 그 스토리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이유였다.

이전까지 손연재에 대해 잘 몰랐던 국내 스포츠팬들도 런던올림픽을 통해 메달에 근접한 빼어난 기량에다 웬만한 걸그룹이나 배우를 능가하는 미모까지 겸비한 손연재에게 열광했다. 손연재의 리듬체조 경기 시청률이 28%에 가까웠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는 사실에서도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연재

손연재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손연재가 메달을 획득했는지 여부는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올림픽 무대 자체를 즐기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손연재의 두려움 없는 도전정신이 중요할 뿐이었다. 이와 같은 손연재의 성취 스토리는 기업의 입장에서 최고의 마케팅 소재가 될 수 있다. 물론 손연재가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구축한 ‘아시아 리듬체조의 1인자’, ‘미녀 리듬체조 스타’, ‘아시아가 낳은 세계적인 리듬체조 요정’이라는 이미지 역시 기업들에는 매력적이다.

실제로 한 다국적 생활용품 회사는 손연재와 그의 어머니를 광고 소재로 삼아 손연재를 어린 시절 리듬체조의 길로 이끌고 선수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와 손연재가 겪은 여러 어려움과 두 모녀가 슬기롭게 이겨나갔던 스토리를 엮어 광고를 제작했는데 그 광고는 인터넷 공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손연재는 이미 LG전자, 휠라코리아, KB국민은행, 피앤지, KCC, 파스퇴르유업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의 광고 모델로 나서고 있고, 그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비인기 종목인 리듬체조 선수가 가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을 통해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된 현재 손연재 브랜드가 앞으로 일으킬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더 엄청난 사실은 이 같은 손연재 효과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거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최소한 앞으로 4년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아시아 리듬체조 퀸’으로서의 위치를 확인한 손연재가 2년 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기대대로 금메달을 획득하고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손연재 브랜드의 파급효과는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이쯤 되면, ‘연아노믹스’에 이어 ‘연재노믹스’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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