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두산, 삼성 ´삼두마차´…총성없는 전쟁 이끌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총성없는 전쟁은 사실상 한진, 두산, 삼성 등 ´삼두마차´가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었다.
조양호(한진) 유치위원장과 박용성(두산) 대한체육회(KOC) 회장은 국내외에서 평창의 유치활동을 지휘했고, 이건희(삼성) IOC 위원은 동료 IOC 위원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권한을 무기로 평창의 강점을 홍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IOC가 지난 1999년 올림픽 유치 문제를 둘러싸고 불거진 ´솔트레이크시티 뇌물 스캔들´ 이후 후보도시와 IOC 위원 간의 개별 접촉을 엄격히 금지해 온 터라 특히 이건희 위원의 존재는 평창 유치 결정에 큰 힘이 됐다.
실제 이건희 위원은 이번 평창 유치를 위해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지구를 다섯바퀴 반(약 21만Km)을 돌았다.
그만큼 부담이 컸던 여정이었다. 지난 2009년 말 시민단체 등 여론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꿈의 실현을 위해 특별사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은 지난 1996년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굴곡은 있었지만 15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평장의 두번의 눈물을 함께 흘려야 했다.
하지만 곧바로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었다. 우리나라가 2번의 탈락후 세 번째 유치에 나서자 세계 스포츠계 일각에서 ´지나친 오기´ 또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동계올림픽 유치 열정은 오기도 무모한 도전도 아닌 ´열정´이었다.
두차례의 좌절과 침체된 경제여건 속에서도 온 국민의 열정과 성원을 바탕으로 유치위원회 관계자와 IOC 위원, 정계, 재계, 문화계 인사들이 혼연일체가 돼 대회 유치를 위해 다시 한번 더 분발함으로써 마침내 개최지로 선정되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후 이건희 위원은, 평창을 믿고 지지해 주신 로그 IOC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IOC 위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의 유치 관계자들에게는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이 위원은 "평창이 유치에 성공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체육계, 그리고 국민 모두의 열망이 뭉친 결과"라고 기쁨을 나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지난 2009년 9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더반 발 승전보가 들려오기 전까지 2년여 동안 34개의 해외 행사를 소화하며 분주히 세계를 누볐다.
조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1988년 하계 올림픽에 이어은 2018년 동계 올림픽으로 유치를 통해´종합 올림픽´ 개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유치위원회 운영 원칙을 ´시스템에 의한 조직 운영´, ´한진그룹 글로벌 네트워크 적극 활용´ 등으로 정하고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막강한 민간 외교 역량, 영어 실력을 겸비한 국제적 감각, 스포츠에 대한 열정, 기업 경영 노하우 등을 고루 갖춘 조양호 위원장은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에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위원장 취임 이후 덴마크, 네덜란드, 모나코, 독일,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관련 총회, 빙상경기대회, IOC집행위원회 등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평창의 우월성을 호소하는 등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 지난 달 27일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ANOCA) 총회 참석차 토고를 방문한 데 이어 ANOCA 총회기간인 28일 후보도시 뮌헨(독일) 안시(프랑스)와의 합동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했다.
이후 모나코 IOC 위원 중 한명인 알베르 2세 대공 결혼식에 참석했해 위원들을 만나 마지막까지 전력을 쏟았다.
특히 대한항공 업무는 지창훈 총괄사장에게 맡기고 자신이 해외 출장 및 평창 유치활동으로 회사에서 자리를 비우더라도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되도록 총괄사장 이하 각 부사장의 책임경영 체제를 가동하기도 했다.
2년간 총 34개 해외 행사를 통해 지구 13바퀴를 돌 수 있는 거리인 50만9천133KM를 이동한 조양호 위원장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하늘 위의 자가용´인 비즈니스 전세기를 활용해 시간을 절약했고, 이를 통해 한 명의 IOC 위원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 각종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는 평창 유치위 대표단이 비즈니스 전세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유치위원회 비용과 시간을 줄여 효율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아울러 대한항공도 국내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
´벤쿠버 올림픽´의 영웅인 이승훈과 모태범 선수 등을 영입해 대한항공 빙속팀을 창단했고, 2018년 평창 올림픽 유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에 대한 후원을 연장키로 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가적 대업에 심부름꾼 역할을 해야겠다는 소명 의식을 가지고 위원장을 맡았다´는 조 위원장의 탁월한 스포츠 리더십을 통해 2번에 걸친 패배 끝에 이뤄낸 2018 동계 올림픽 유치는 국격을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전 세계를 뛰어다니며 IOC 위원들을 일일이 만나 외교활동을 펼친 박용성 회장의 공도 컸다.
박 회장은 2009년 2월 대한체육회장에 취임한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많은 열정과 시간을 투자했다.
평창 유치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IOC위원이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참석한 박용성 회장은 2010년 한 해 동안 지구 8.15바퀴에 해당하는 32만6천km를 비행하고 182일을 해외에서 체류했다.
올해도 박 회장은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가 진행되는 더반으로 향하기 전까지 지구 4.6바퀴에 해당하는 18만4천370km를 비행하고 총 90일을 해외에서 체류하며 유치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박 회장은 대한체육회 예산이 아닌 사비를 들여가며 해외 출장을 강행한데다 부족한 대한체육회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유치활동에 힘을 실어줬다.
전체 IOC 위원의 90% 이상을 직접 찾아가며 평창 유치를 지지해 줄 것을 부탁한 박 회장은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전 세계 체육계에서의 입지도 한층 더 강화하게 됐다.[EBN = 최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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