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5체급 마왕 ‘대항마 있긴 하나’ -상-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10.11.19 07:27  수정

레스너 꺾고 ‘차세대 표도르’ 선두주자

산토스·카윈 ‘전력상 압도´..진짜 대항마 오브레임?

케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독특한 캐릭터나 재미있는 독설 따위에는 흥미가 없다.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어떻게 하면 더 강한 선수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뛰어난 자질을 갖춘 신예들이 계속 등장하는 스포츠는 영원한 강자를 허락하지 않는다. 조금만 삐끗해도 정상에서 미끄러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만큼 정상의 자리를 수성하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경쟁은 피를 말린다.

세계 최고 규모의 종합격투기 UFC 역시 정상 자리를 노리는 강자들 간의 혈투로 팬들을 열광케 한다. 더욱이 격투기는 분석과 전술은 물론, 선수 개개인의 몸 상태와 당일 컨디션 등 변수가 많아 한 순간의 방심도 허락지 않는다.

최근 UFC 최대 화두는 ´대항마´ 출현 여부다. 5체급에 걸쳐 쟁쟁한 ´마왕(魔王)´급 챔피언들이 버티고 있어 누가 그들을 끌어내릴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그중에서도 헤비급·미들급·웰터급은 현 챔피언들의 독주가 예상된다.

그러나 격투기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이다. 우세한 기량을 갖추고도 불의의 일격으로 쓰러질 수 있는 만큼, 모든 대결은 말 그대로 ‘끝나봐야’ 알 수 있다.


케인, 철장제국에 새롭게 등장한 ´멕시칸 마왕´

최근 헤비급 챔피언 ´사신(死神)´ 케인 벨라스케즈(28·멕시코)는 UFC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오랜 기간 헤비급을 지배해오던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4·러시아) 기세가 주춤한 가운데 차세대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삼보를 베이스로 하는 표도르가 엄청난 스피드와 허를 찌르는 서브미션을 장기로 내세운다면, 케인은 최고 수준의 레슬링 테크닉과 탄탄한 내구성이 강점이다. 경기 내내 레슬링 싸움을 벌여도 지치지 않는 체력과 어지간한 펀치는 그냥 맞으며 돌진할 수 있는 맷집도 있다.

무엇보다 케인의 무서운 점은 표도르가 그랬던 것처럼, 경기를 치를수록 약점이 없어지고 더욱 냉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케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타격에서 다소 서툰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어지간한 스트라이커 못지않은 기술을 장착했다. 또 어떤 위기상황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내는 대처능력은 표도르 못지않다.

케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독특한 캐릭터나 재미있는 독설 따위에는 흥미가 없다.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어떻게 하면 더 강한 선수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괴물 같은 파괴력으로 헤비급을 평정할 것으로 기대됐던 브록 레스너(33·미국)가 무너진 현 시점에서 이제 남은 케인의 대항마는 ´집시´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6·브라질)와 ´해머펀치´ 쉐인 카윈(35·미국) 정도다. 레스너가 한창 챔피언으로서 상종가를 치고 있을 무렵, 케인과 함께 UFC헤비급 신성 3인방으로 꼽혔던 인물들로 아직 격돌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올라운드 파이터 케인과 달리 산토스와 카윈은 약점이 뚜렷하다.

무시무시한 돌주먹을 바탕으로 헤비급 최고의 타격가로 급상승하고 있는 산토스는 그라운드 옵션이 너무 없다. 아무리 타격이 좋다고 해도 펀치 하나에만 의존하는 공격패턴은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암바(Armbar)´에 당한 1패에서 알 수 있듯, 서브미션 디펜스 능력도 의문이다.

카윈은 강력한 펀치 한방으로 단점들을 희석하고 있을 뿐 약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일단 그가 비교적 강한 스탠딩에서도 정교하고 빠른 타격을 구사하지는 못한다.

스텝과 스피드도 느린 데다 산토스처럼 펀치에 공격패턴이 집중된 편이다. 체력 또한 좋지 않아 케인과 맞붙어 초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해도 중반 이후에는 급격히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반 이전 강력한 펀치 한방으로 케인을 쓰러뜨려야만 승산이 있다.

산토스와 카윈마저 케인을 당해내지 못한다면 UFC 헤비급도 미들급-웰터급처럼 독주 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MMA는 예상치 못한 괴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자원이 많지 않은 헤비급은 상황이 다르다.

물론, 다른 단체까지 선택의 폭을 넓힌다면 케인의 적수는 따로 있다. ´포스트 표도르´의 양대 주자로 꼽히고 있는 ´더치 사이클론´ 알리스타 오브레임(31·네덜란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월한 신체조건을 가진 것은 물론 타격-그래플링이 골고루 균형 잡혀 있는 오브레임은 그 기량의 끝을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아주 강한 포스를 내뿜는다.

단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케인과의 충돌 가능성이 낮은 게 사실이지만, 최근 다나 화이트 UFC 대표가 오브레임의 영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맞대결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하-에서 계속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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