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이 5일 오전(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 타운에서 열리는 조추첨 행사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06 독일월드컵 원정 첫 승을 발판으로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기필코 16강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대진운이 성적의 절반 이상을 좌지우지하는 만큼, 조추첨 결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무척 크다. 특히, 매 대회마다 ‘죽음의 조’가 나와 조추첨은 월드컵 경기 못지않은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 역대 최악 죽음의 조는?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도전사를 들춰보면 우여곡절 그 자체였다.
한국은 1954 스위스월드컵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지난 2006 독일월드컵까지 총 7차례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특이하게도 7번의 본선 진출에서 매번 유럽 2개팀과 한 조에 속했다.
특히, 1954 스위스월드컵, 1986 멕시코월드컵과 1994 미국월드컵은 한국에 게 최악의 조편성 충격으로 남아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은 당시 최강팀이라고 평가받던 헝가리와 터키, 서독과 한 조에 속했다.
한국은 0-9(헝가리전), 0-7(터키전)로 대패, 서독과는 경기조차 치르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6.25동란 직후,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한 첫 대회였지만, 세계의 벽을 느끼고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도 조추첨의 행운은 따르지 않았다. 스위스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한 한국은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빗장수비’의 이탈리아와 한 조에 속해 아쉽게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도 ‘전차군단’ 독일, ‘무적함대’ 스페인, 당시 남미 신흥강호로 떠올랐던 볼리비아와 격돌했다. 한국은 2무1패의 성적으로 당시 출전사상 최고의 호성적을 기록했지만, 역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월드컵 역대 최악의 조편성은?
월드컵 우승후보라도 죽음의 조에 갇히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이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가나-미국-체코가 한 조에 속하며 죽음의 조로 불렸다. 당시 이탈리아는 조 추첨에서 최악의 조 편성이 나오자, 음모설을 제기할 정도였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죽음의 조가 있었다.
우승후보로 손꼽히던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나이지리아-스웨덴과 한 조에 속하는 불운을 겪었다. 당시 최악의 나라 경제사정에 따른 스트레스를 축구로 달래보려 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16강 진출에 실패, 하염없이 눈물을 쏟기도 했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아일랜드-노르웨이-멕시코 네 팀 모두 1승1무1패(승점4,골득실0)를 기록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모두 승점과 골득실이 같아 아일랜드-멕시코가 다득점으로 16강에 직행했다.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는 와일드카드로 간신히 16강에 턱걸이했고, 노르웨이는 끝내 탈락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스페인-파라과이-나이지리아-불가리아가 이룬 죽음의 조에서 스페인이 희생양이 됐고, 1986년 멕시코월드컵은 서독-덴마크-우루과이-스코틀랜드가 최악의 조편성에 울기도 했다. [데일리안 = 차재원 넷포터]
한국 대표팀 월드컵 역대 전적
1954 스위스 월드컵(헝가리, 터키, 서독) 헝가리 0-9(패), 터키 0-7(패)
1986 멕시코 월드컵(아르헨티나, 불가리아,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1-3(패), 불가리아 1-1(무), 이탈리아 2-3(패)
1990 이탈리아 월드컵(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 벨기에 0-2(패), 스페인 1-3(패), 우루과이 0-1(패)
1994 미국 월드컵(스페인, 볼리비아, 독일) 스페인 2-2(무), 볼리비아 0-0(무), 독일 2-3(패)
1998 프랑스 월드컵(멕시코, 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 1-3(패), 네덜란드 0-5(패), 벨기에 1-1(무)
2002 한일 월드컵(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폴란드 2-0(승), 미국 1-1(무), 포르투갈 1-0(승) 이탈리아 2-1(승, 16강전), 스페인 0-0(무, 8강전 : 승부차기 5-3 승) 독일 0-1(패, 4강전), 터키 2-3(패, 3-4위전)
2006 독일 월드컵(토고, 프랑스, 스위스) 토고 2-1(승), 프랑스 1-1(무), 스위스 0-2(패)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