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추첨]인기투표처럼 상대 고른다면?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9.12.04 09:00  수정

[월드컵 조추첨]44년 만에 월드컵 나온 북한

호주 아시아편입 효과 누린 뉴질랜드

월드컵 조추첨이 만일 인기투표처럼 상대를 고를 수 있다면, 아마 본선참가국들의 희망 대진 1순위는 십중팔구 북한(2그룹)이 될 것이다.

조추첨 행사를 전후로 흔히 나오는 것이 ´최상의 조´와 ´최악의 조´에 대한 전망이다. 대진운이 성적의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속하지만 않는다면, 월드컵마다 탄생하는 죽음의 조를 보는 것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조별리그의 전체적인 판도를 봤을 때, 이번 조추첨에서 복불복의 운명을 거머쥔 팀은 어디일까.

일단 월드컵 본선마다 반드시 탄생하는 ´죽음의 조´는 이번에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그 키를 쥐고 있다. 비록 최근 유럽예선에서 부진하며 시드 배정에서도 밀려났지만, 큰 대회에서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전통의 강호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프랑스가 준우승, 포르투갈이 4위를 차지했다. 그간 월드컵에서는 예선에서 고전했던 팀들이 오히려 본선에서는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는 독특한 징크스도 있다.

이밖에도 그간 월드컵 본선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지난 유럽예선에서 강호들을 제압하며 돌풍을 일으킨 세르비아와 덴마크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만일 프랑스 또는 포르투갈이 배속된 조에서, 2그룹의 북중미 강호(미국 혹은 멕시코)나 3그룹의 아프리카(코트디부아르, 카메룬, 가나, 나이지리아)팀 중 하나라도 들어온다면, 그 조가 곧 남아공대회 최악의 ´죽음의 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본선참가국들이 조추첨에서 오히려 ´꼭 한번 만나고 싶을´(?) 팀은 어디일까. 독일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배속돼 3패로 탈락한 토고처럼, 월드컵마다 모든 상대가 1승 제물로 노릴만한 ´동네북´은 있기 마련이다. 대개 월드컵 같은 큰 경기나 국제무대 경험이 부족한 약체들이 표적이다.

월드컵 조추첨이 만일 인기투표처럼 상대를 고를 수 있다면, 아마 본선참가국들의 희망 대진 1순위는 십중팔구 북한(2그룹)이 될 것이다.

북한은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귀환해 화제가 됐지만, 냉정하게 말해 경험이나 전력 면에서 세계적인 강호들과 경쟁하기에는 무게가 떨어진다. 포트 배정상 같 은조가 될 수 없는 2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24개팀 가운데 아마 이번 남아공에서 북한과 만나고 싶지 않은 팀은 없을 것이다.

북한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팀은 어디일까.

뉴질랜드, 온두라스(이상 2그룹) 알제리(3그룹) 등은 모두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는 강력한 지역 경쟁자이던 호주가 아시아로 편입되며 반사이익을 누렸고, 북중미의 온두라스나 아프리카의 알제리는 그나마 최약체로 평가받는 팀들이다.

이 밖에 4그룹에서는 그나마 만만한 슬로베니아와 슬로베키아 등이 경쟁국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두 팀 모두 유럽축구에서는 변방으로 분류되는 팀들이다.

톱시드에서 상대를 고르라면 역시 개최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남아공의 전력 차가 가장 뚜렷해 보인다.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최약체 전력으로 평가받는 남아공이 과연 월드컵 역사에서 깨지지 않고 있는 개최국 1라운드 통과라는 전통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하다. [데일리안 = 이준목 기자]

△1그룹=남아공 이탈리아 스페인 브라질 네덜란드 독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2그룹=한국 북한 일본 호주 미국 멕시코 온두라스 뉴질랜드
△3그룹=파라과이 칠레 우루과이 코트디부아르 가나 카메룬 나이지리아 알제리
△4그룹=프랑스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위스 그리스 세르비아 덴마크 슬로바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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