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조차 극찬 아끼지 않는 고난도 기술
완벽한 자세, 엄청난 비거리, 높이까지 모두 완벽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의 공중 3회전 연속 점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이하 3-3 점프)’은 피겨 전문가들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의 고난도 기술이다.
이를 본 이탈리아 해설자가 “맘마미아!(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외치는가 하면, 미국 NBC 피겨전문 해설자 스캇 해밀턴은 점프 때마다 “고져스!(호화스럽다!)”를 외친다. 그만큼 김연아의 3-3 점프는 전 세계 피겨 전문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필살기임에 틀림없다.
3-3 점프는 김연아가 워낙 완벽하게 소화해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외국 피겨 전문가들은 “웬만한 여자 피겨선수들에게는 가르쳐줘도 못하는 고난도 콤비점프”라고 입을 모은다.
김연아의 3-3 점프가 피겨 전문가들 극찬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완벽한 자세와 엄청난 비거리, 그리고 높이에 있다.
김연아는 도약 순간 몸을 전방으로 힘차게 던진다. 회전은 점프한 이후부터 시작하는 정석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이후 공중에서 정확히 3바퀴를 소화하고서 완벽한 자세로 착빙한다. 그야말로 피겨 점프 기술의 교본이나 다름없다.
김연아의 3-3 점프가 특히 돋보이는 이유는 항상 두 번째 3회전 점프도약이 첫 번째 보다 더 높다는 사실이다. 이는 시도할 때 들어오는 탄력과 빠른 속도를 줄이지 않은 결과다.
대부분의 여자 피겨선수들이 콤비 점프를 완성하기 위해서 첫 점프 도약 순간 스피드를 줄인다. 이 때문에 콤비의 첫 점프는 깔끔하게 성공하지만, 두 번째 점프의 질은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회전수를 채우더라도 높이가 낮고 착빙이 타이트하다. 특히, 착빙 순간 시간적·심리적 여유가 없어 넘어지기 십상이다.
김연아는 2009-10시즌부터 트리플 플립 대신 트리플 러츠를 3-3 점프에 포함시켰다. 트리플 러츠를 넣은 것은 지난 시즌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기본점수9.5)에 자꾸 어텐션 마크가 붙자 사전에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함이었다. 김연아는 당시 트리플 플립을 정석인 얕은 인엣지로 도약했지만 심판진이 “모호하다”고 판정한 바 있다.
그러나 심판진의 이상한 판정이 김연아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됐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 기본점수가 10점으로,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 기본점수 9.5보다 0.5점이나 높기 때문.
완성도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가 더 좋다는 게 피겨 전문가들의 평가다. 러츠는 김연아가 가장 자신 있고 신뢰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9-10 그랑프리 5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김연아는 역대 최고 가산점인 2.2점을 받았다. 기본점수 10점인 3-3 점프를 완벽히 소화함으로써 가산점 2.2점, 합계 12.2점을 순식간에 챙긴 것.
이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19)가 내세우는 콤비점프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이하 3.5-2)의 기본점수 9.5점을 월등히 앞서는 점수다. 아사다 마오는 지난 2008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3.5-2 콤비를 소화한 바 있지만, 당시 가산점은 0.8점에 불과했다.
그만큼 아사다 마오의 콤비는 김연아의 콤비와 비교해 완성도가 떨어진다. 더구나 아사다 마오의 최근 3.5-2 점프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아 도박에 가까운 기술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단일점프라면 3회전보다 3회전 반이 더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3회전-3회전 콤비점프와 3회전 반-2회전 콤비점프로 비교하자면 상황은 달라진다.
총 6바퀴를 엄청난 비거리와 높이로 완벽히 회전하는 김연아와 5.5바퀴를 상대적으로 낮은 비거리와 가까스로 회전하는 아사다 마오, 둘 중 누가 더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는지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김연아의 단일점프 필살기가 트리플 러츠라면, 김연아의 콤비점프 중 가장 돋보이는 기술은 트리플 러츠를 포함한 3-3 점프다.
여자의 능력으로는 믿기 어려운 김연아의 3-3 점프는 피겨 전문가들조차 “맘마미아”를 외칠 수밖에 없는 여자 피겨의 정점인 셈이다. [데일리안 = 이충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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