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파손 뒤 페스트균 노출 의혹…28세 연구원 사망
접촉자 약 200명 의료 관찰…러 당국은 “유출 사고 아니다”
트럼프 “매우 심각한 질병…러시아 최대한 돕겠다”
페스트균 유출 의혹이 제기된 러시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의 의료시설 전경. ⓒ로이터통신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시베리아의 페스트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연구원이 숨진 뒤 페스트균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당국은 실험실 사고를 부인하고 있지만 약 200명을 의료 관찰하고 병원을 격리하는 등 방역 조치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셸레호프에 있는 ‘시베리아·극동 항페스트 연구소’ 직원 다리야 시필로바(28)가 지난 2일 숨졌다. 시필로바는 사망 전 중증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현지 언론에서는 시필로바가 지난달 25일 검사 과정에서 페스트균이 담긴 시험관을 실수로 깨뜨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입원했고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험관 파손 및 페스트균 노출 여부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의 대응은 빠르게 확대됐다. 시필로바가 치료받던 병원은 격리됐고 그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약 200명이 의료 관찰 대상에 올랐다. 현재까지 접촉자 가운데 이번 사건과 관련된 페스트 감염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페스트 유출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권리보호·복지감독청은 시필로바의 사인을 ‘원인 불명의 폐렴’으로 규정하고 검사 결과 업무와 관련된 병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험실에서 병원체를 취급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는 증거도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현재 확보된 정보를 토대로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접한 부랴티야 공화국의 알렉세이 치데노프 수장은 시필로바가 “페스트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폐페스트는 페스트균이 폐를 감염시키는 형태로 비말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 조기에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치료가 늦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황을 “큰 문제”라고 평가하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페스트를 “매우 심각한 질병”이라고 언급한 뒤 미국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그런 문제를 겪는 누구라도 우리는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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