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배심원단 "택션 특허 2건 침해"…고의성은 인정 안 해
애플 "우리 기술과 근본적으로 달라"…항소 방침
애플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아이폰과 애플워치에서 버튼을 누르는 듯한 진동을 만드는 애플의 '탭틱 엔진'이 한 소형 업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미국 배심원 판단이 나왔다. 배심원단이 매긴 배상액은 57억2196만달러(약 7조7000억원)로, 로이터통신은 미국 특허 소송 평결 가운데 역대 최대라고 전했다. 종전 기록의 2.6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캘리포니아 남부연방지법 배심원단은 26일(현지시간) 샌디에이고의 햅틱 기술 업체 택션 테크놀로지가 애플을 상대로 낸 특허 침해 소송에서 원고 쪽 손을 들어줬다. 쟁점이 된 특허는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저주파 진동을 만드는 장치에 관한 2건이다. 택션은 이 기술을 헤드폰과 게이밍 헤드셋에 써 왔다.
애플은 재판에서 해당 특허가 애초에 무효라고 맞섰지만 배심원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애플이 알고도 침해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미국 특허법은 고의 침해가 인정되면 판사가 배상액을 최대 3배까지 늘릴 수 있는데, 이번 평결에서는 그 전제가 성립하지 않았다.
종전 최대 평결은 2021년 텍사스 서부연방지법 배심원단이 특허 전문 회사 VLSI 테크놀로지의 손을 들어주며 인텔에 매긴 21억8000만달러였다. 인텔 사건 평결은 2023년 12월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파기됐다. 거액 평결이 상급심에서 뒤집힌 전례다.
애플은 곧바로 반발했다. 회사는 CNBC에 보낸 성명에서 탭틱 엔진이 택션의 기술과 근본적으로 다르고, 재판 과정에서 택션이 직접 애플 제품을 시험한 결과로도 이 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평결과 배상액 모두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택션 측 대리인인 랜스 양 변호사는 배심원단이 회사의 특허권을 인정해 줬다며 환영했다.
택션이 소장을 낸 것은 2021년 4월로, 평결까지 5년여가 걸렸다. 1심 재판부는 2023년 애플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항소법원이 이를 파기하면서 배심 재판이 다시 열렸다. 이번 평결은 판사 검토를 거쳐 확정되며, 이 과정에서 배상액이 적정한지도 다시 따진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