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했으면 됐지, 왜 기사 내느냐"…과방위, KBS 김승원 보도 압박 의혹 놓고 고성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9.22 11:50  수정 2026.09.2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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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 "수사기관 고발해 사실관계 확인"…한준호 "허위사실" 반박

나노기술법·데이터산업법·AI기본법 등 6건 의결

KBS·EBS 결산 승인안도 의결…국감 증인 29명·참고인 13명 채택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의사중계시스템 캡처

국회 과방위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KBS에 보도 관련 압박 전화를 했다는 의혹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정면 충돌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등은 수사기관 고발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을 예고했고, 한준호 의원은 의혹을 부인하며 맞섰다.


22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제3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KBS 보도와 관련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보도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수사기관 고발을 예고했다.


앞서 KBS가 지난 19일 김승원 전 후보자의 성추행 의혹, 음주운전·폭언 의혹 등이 담긴 전직 보좌진들의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됐다는 내용을 보도한 이후 과방위 소속 의원실 보좌진이 KBS 보도 관계자에게 전화해 "후보자가 사퇴했으면 됐지, 기사를 왜 내느냐"는 취지로 항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한준호 민주당 과방위 간사 의원실을 지목했고 한준호 의원실은 부인한 상태다.


김장겸 의원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승원 후보자의 성추행 의혹 등이 담긴 탄원서 관련 KBS 보도와 관련해 과방위 핵심 의원실에서 '사퇴했으면 됐지 왜 또 기사를 내느냐'며 항의 전화를 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한준호 의원 측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KBS는 전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누가 전화를 했고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갔는지, 보도 개입 의도가 어느 수준까지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사안은 단순한 정치 공방이 아니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과방위 관계자가 피감기관인 KBS에 연락해 특정 보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라며 수사기관에 고발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한준호 의원이 앞서 이진숙 의원의 이해충돌을 이유로 회피 촉구 결의안을 제안·채택한 점을 언급하며, 한 의원 역시 이번 국정감사에서 방송 관련 사안에 대해 회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한준호 의원실이 KBS 보도 개입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됐고, 국정감사에서 KBS를 상대로 해당 사안의 사실관계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같은 잣대라면 한준호 간사 본인이 방송 관련 상임위 활동에서 스스로 회피하는 것이 원칙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이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의사중계시스템 캡처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항의 전화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규명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며칠 있으면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 그 피감기관에 전화를 걸어 왜 기사를 내느냐고 항의하고 폭언까지 했다는 과방위 의원 보좌진은 누구냐"고 말했다.


이어 "그 보좌진은 국회의원의 지시를 받고 항의 전화를 하고 폭언을 한 것이냐, 아니면 자의적으로 한 것이냐"며 "지시를 받고 했다면 그 국회의원은 자격이 없고, 자의적으로 한 것이라면 그 의원실은 지휘계통도 없는 엉터리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숙 의원은 보좌진의 항의 전화 의혹과 관련해 KBS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KBS에 자료 제출을 요청하며 "박장범 사장은 누구에게, 언제, 누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는지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준호 의원은 "제 보좌진이 그러한 압박을 했다면 인사 조치를 해야 하고, 제가 시켰다면 저도 국감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통신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며 "어제 보좌진들에게 통신기록과 전화기를 교체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기자들에게도 관련 기록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저희 의원실에서 KBS 측 어느 누구에게 전화를 해서 누가 압박을 했다는 것인지 특정하라"며 "기사 수정·삭제·비공개나 후속 보도 중단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런 사안이 있었다면 KBS가 직접 보도했을 것"이라며 "엉뚱한 보도 뒤에 숨어 국감을 앞두고 상대 여당 간사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심산이냐"고 따져 물었다.


한 의원은 "KBS가 동의한다면 텔레그램과 통화내역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안돈목(佛眼豚目)'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부처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의원은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몰아가면서 네가 직접 증명해보라고 하는 것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 최소한 반성은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오늘 고발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들 보기에 좋지 않다"며 자제를 요청하던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여야간 고성이 이어지자 회의를 마무리하며 회의를 시작한지 52분 만인 11시 12분 산회를 선포했다.


한준호 과방위 간사가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방송 캡처

이날 과방위는 KBS 보도 압박 의혹을 둘러싼 공방과 별개로 당초 예정된 안건들을 처리했다.


이주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나노기술개발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해 한민수 의원의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김현 의원의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데이터산업 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조인철 의원의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김현 의원의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총 6건의 법률안을 일괄 상정해 각각 의결했다.


또한 2025회계연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우주항공청 소관 결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을 각각 원안대로 의결했다. 2025회계연도 한국방송공사(KBS) 결산 승인안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결산 승인안도 각각 원안대로 의결했다.


국정감사 관련 안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증인·참고인 및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


법안 의결 이후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나노기술법 개정으로 나노 분야의 선도적 연구개발과 민관 공동출자회사 설립·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나노기술 발전과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데이터산업법과 인공지능 기본법 개정으로 공공·민간의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 데이터 플랫폼에 연계하고, 정부가 생산한 AI 학습용 데이터를 통합제공시스템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AI에 필수적인 데이터의 효율적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개발특구법 개정으로 특구 내 규제특례를 신기술에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이 마련돼 신산업 분야의 기술혁신과 현장 적용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의결해 주신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법률안이 통과되면 경영 여건이 어려운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돼 국내 콘텐츠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방송의 다양성과 시청자 선택권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소관 2025회계연도 결산을 심의·의결해 주신 데도 감사드린다"며 "결산 심사 과정에서 위원들이 제시한 다양한 의견을 향후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에 최대한 반영해 방미통위 재정이 실효성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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