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풀자 '방배'로…같은 서초도 11억 격차 [누더기 대출 규제③]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9.16 07:07  수정 2026.09.1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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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량서 빼자 디에이치방배 한도 5000억→1조5500억

같은 서초인데 대출 13억 vs 2억…분양 시점에 희비

오피스텔도 예외 검토…대출 규제 갈수록 '혼선만'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한 대출 규제가 '누더기'가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27대책, 10·15대책에 이어 올해 4·1대책까지 지속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다. 하지만 일률적인 규제로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과 고금리에 따른 차주들의 자금난이 심화하자 뒤늦은 보완책으로 8·13대책을 내놨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금융 정책에 예외를 덧붙인 탓에 시장 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다소 완화되면서 집단대출은 숨통을 텄지만, 일반 주택담보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엇갈린 규제로 차주별 대출 여건은 달라지고 규제가 덜한 곳으로의 풍선효과도 심화하고 있다. 반복되는 땜질식 규제가 낳은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옥죄는 가운데 집단대출에는 예외를 두면서 대출 규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같은 지역의 비슷한 주택을 분양받아도 규제 적용 시점에 따라 대출 한도가 10억원 넘게 벌어지고, 총량 규제에서 빠진 집단대출에는 은행 자금이 몰리는 형국이다.


여기에 당국은 아파트에 이어 주거용 오피스텔 집단대출까지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규제의 부작용을 예외 조치로 보완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정책의 실효성과 형평성 논란도 거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방배에 배정한 잔금대출 한도는 총 1조5500억원이다.


당초 5대 은행은 각각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달 13일 주택 관련 집단대출을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에서 제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KB국민은행은 한도를 3000억원으로, 신한은행은 4000억원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3500억원, NH농협은행은 3000억원으로 늘렸다. 우리은행도 2000억원을 배정했다.


한도 확대와 함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금리 경쟁도 벌어졌다. 일부 은행은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잔금대출 금리를 연 4%대 중후반까지 내렸다.


금융당국이 집단대출을 총량에서 빼준 것은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대출 한도가 소진되기 전에 은행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대출 오픈런'을 막기 위해서다.


총량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은행의 영업 여력도 집단대출로 향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총량을 소진하지 않고 대출 자산을 늘릴 수 있어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규제 시점 따라 갈린 대출 문턱


차주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디에이치방배 전용 84㎡의 분양가는 22억원 안팎이다. 이 단지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인 2024년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뤄져 경과규정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분양가의 60% 수준인 13억원대까지 잔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같은 서초구에 공급된 래미안 트리니원은 지난해 10·15대책 이후 분양해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최대 2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지역에서 분양받더라도 해당 신축 단지가 언제 분양됐느냐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11억원 넘게 벌어지는 셈이다.


땜질식 보완에 규제는 복잡, 시장은 혼란


규제 손질은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 집단대출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주택 관련 집단대출을 총량 관리에서 제외했지만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은 대상에서 빠졌다.


이후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주거용 오피스텔 역시 실거주 수요가 상당한 만큼 동일한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특히 상호금융권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가 빠듯해 주거용 오피스텔 집단대출을 취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초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중단했던 집단대출 영업도 지난달 총량 제외 이후 재개했지만 현재 예외 대상은 주택 담보 대출에 한정돼 있다.


아파트 집단대출에 예외를 두자 오피스텔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또 다른 규제 완화 요구로 이어졌다.


금융당국은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오피스텔 집단대출의 총량 제외는 업계 의견을 토대로 검토하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률적인 가계대출 규제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일부를 다시 풀어주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대출 규제는 갈수록 '누더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를 계속 강화하는 것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규제의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예외를 추가하다 보면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지고 시장의 혼란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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