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은 3년 뒤, 자금은 지금 ‘한계’…SKIET 합병 설득 나선 SK이노베이션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9.14 16:39  수정 2026.09.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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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보다 85.9% 낮은 합병가액에 소액주주 반발

회사 “독립 유지 땐 차입금 상환 어려워…합병이 최선”

지분 희석 우려엔 ‘비용 절감’ 강조…연내 주주환원책 발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분리막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SK이노베이션이 소액주주 설득에 나섰다. 회사는 분리막 사업의 적자가 쌓여 독립 법인 유지가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SKIET 주주들은 업황 회복을 기다려온 끝에 낮아진 몸값으로 모회사에 흡수되는 데 반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또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상쇄할 합병 효과와 주주환원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감독원까지 합병 공시 정정을 요구하면서 양사 주주가 합병으로 각각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입증하는 일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온·오프라인 주주간담회를 열고 합병 추진 배경과 기대효과 등을 설명했다. 금감원이 지난 4일 양사의 합병 관련 공시에 대해 정정을 요구한 이후 일반 주주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다.


양사는 내년 1월 1일을 목표로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흡수하는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SKIET 주식 1주당 SK이노베이션 주식 0.117454주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모회사 신용을 활용한 자금 조달과 비용 절감을 합병 효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은 합병 시점과 가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SKIET의 주당 합병가액은 1만4783원으로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 10만5000원보다 85.9% 낮다. 소액주주들은 SKIET의 최대 고객인 SK온의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와 신규 고객 확보로 분리막 판매가 늘어날 수 있는데도 회복 가능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합병 이후 SKIET 주주는 SK이노베이션 주식을 통해 사업의 회복 성과를 나눌 수 있지만, 분리막 사업의 성장성에 투자했던 주주가 정유·배터리 등 여러 사업의 실적과 위험을 함께 감수하는 모회사 주주로 바뀐다. 분리막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주가에는 모회사 전체의 경영 성과가 반영되는 구조다.


이에 회사는 “북미 ESS 시장의 비중국산 분리막 수요가 확대되면 약 3년 뒤 적자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그때까지 업황 회복을 기다릴 재무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수요 회복 지연과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로 수익성 개선이 제한된 가운데 영업 손실 누적으로 자체 차입 여력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IET의 자금조달 여력이 악화되면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 경우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신용 등급 추가 하락과 이자 비용 증가 등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3자 매각의 경우 상장사 인수에 대한 수요가 낮고, 현재 분리막 사업의 시장 매력도가 낮은 상황에서 매수인을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SK이노베이션과 합병을 통한 사업 구조 재편이 가장 실효성 있고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합병비율에 대해서는 법정 기준시가로 산정한 뒤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양사가 각각 선임한 회계법인이 현금흐름할인법으로 수익가치를 평가한 결과, 이번 비율이 적정 범위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합병신주 448만1300주가 발행돼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만큼 이를 상쇄할 효과를 제시해야 한다. 분리·상장했던 자회사를 다시 흡수한 뒤에도 분리막 사업의 적자가 이어지면 모회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합병으로 별도 상장사 운영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생산·마케팅 기능을 통합해 분리막 사업의 부담을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를 활용하면 같은 금액을 빌리더라도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상장사 유지 비용은 대부분 고정비라 줄이는 효과는 확실하다”며 “비용 절감 효과를 통해 (SKIET 합병 이후에도) SK이노베이션의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놓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연내, 조금 더 늦어지면 연초에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는 15일에도 간담회를 열어 주주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SKIET의 회복 전망이 합병가액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비용 절감과 사업 확대 효과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상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향후 주주 설득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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