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대신 ‘K-꼰대’ 된 흑인 청년들… 조나단이 연 외국인 예능 새 장 [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9.13 08:48  수정 2026.09.1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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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청년들 일상 포착하는 ‘블랙스’부터

400만 조회수 대한흑인협회까지. 조나단이 선보이는 외국인 예능의 새로운 재미

방송인 조나단을 필두로 파트리샤, 그렉, 온유 등 흑인 청년들이 예능으로 의기투합했다. 슈트를 차려입고, 진지하게 모이지만 ‘대한흑인협회’라는 프로그램명을 보며 실소를 터뜨리고 ‘나이 논쟁’으로 일명 ‘꼰대’ 같은 면모를 보여주며 외국인 예능의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조나단을 놀릴 수 있는 유일한 협회’를 표방하는 ‘대한흑인협회’는 유튜브 채널 조나단을 통해 공개된 콘텐츠다. 11명의 흑인 청년들이 “함께 뭉쳐 재능을 만개하자”는 의도로 모인 협회다. 청년들을 모은 채널 주인 조나단은 “중요한 지점에, 중요한 나라에 와 있다. 최근 케이팝이 세계를 씹어먹으며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우리가 조금 더 협력하고, 재능을 주고받으며 뭉쳐서 성장하자”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진지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조나단의 각오에 “콩고 대통령 하려나 봐”라는 일침으로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멤버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속내에 “왜 저러냐”, “너무 가식적”이라는 폭소가 나오기도 했다. 협회장 선거를 할 땐 그렉의 나이를 지적하는 등 일명 ‘꼰대’ 같은 면모로 이들이 한국 문화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를 보여줬다.


조나단ⓒ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 방송가에서 외국인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은 한동안 비슷한 그림을 반복했다. 낯선 한국 문화를 신기해하거나 혹은 찬양하는 이른바 ‘국뽕’(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돼 한국을 찬양하는 행태) 코드가 중심을 이루곤 했다.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시리즈는 한국에 방문하거나 거주 중인 외국인들이 낯선 한국 문화를 어떻게 즐기는지에 초점을 맞췄으며, 과거 흥했던 토론 예능 ‘비정상 회담’은 한국 문화와 외국 문화를 비교하며 메시지를 도출해 냈다.


많은 외국인 출연자들이 외부인의 자리에서 한국인 MC의 질문에 답하는 역할을 소화했다면, 직접 가상의 협회를 조직해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채워나가는 조나단의 유튜브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고 있는 셈이다.


전작인 ‘블랙스’를 통해선 한국에 거주하는 흑인 청년들의 일상을 포착, 이미 한국 사회의 깊숙한 곳에 스며들어 뿌리내린 평범한 청년들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또는 동료들과 함께 KBS ‘전국노래자랑’에 함께 나가 음치, 박치의 모습을 보여주며 ‘흑인 편견을 깨고 있다’는 역설적인 호평을 받는 등 익숙함을 뒤집는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인종차별이나 다양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교훈적으로 풀어내지도 않는다. 시청자들은 ‘경찰과 도둑’ 게임을 하고, ‘두쫀쿠’를 먹으며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소비하는 유쾌한 흑인 청년들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호응을 보낸다.


첫 때밀이 과정을 포착하며 그들에게 다소 낯선 한국문화를 다룰 때도 있지만, 유쾌하면서도 건강하게 이를 풀어내며 자연스러운 재미를 선사한다. 작위적인 연출 없이도, 건강하게 외국인 예능의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조나단이 보여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들 역시 한국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 청년이라는 사실을 전달해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성과다. 조나단의 영상 댓글에는 이들의 유쾌한 활약을 즐기는 시청자부터 “인종차별 교육의 교과서로 쓰여야 한다”는 호평까지. 다양한 반응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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