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받고도 몰랐다…기업은행, 대출사고 인지 후 19억 추가 실행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9.09 10:08  수정 2026.09.09 10:12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경찰 영장에 사기 수법·금액 적시됐지만 사고 인지 못해

자체점검 두 차례 모두 ‘특이사항 없음’ 결론

관련 사고액 9억6500만원서 182억2100만원으로 확대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182억원 규모의 부동산 대출사기와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접수하고도 일주일 동안 금융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182억원 규모의 부동산 대출사기와 관련해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접수하고도 일주일 동안 금융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를 금융당국에 보고한 뒤에도 19억원의 관련 대출을 추가로 실행하면서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9월 24일 기업은행에 수사 협조 요청과 함께 압수수색 영장을 보냈다.


경찰자료에는 시행사와 브로커 등이 명의상 수분양자를 내세워 허위 분양계약서와 계약금 납부자료 등을 통해 9억6500만원의 대출을 받은 혐의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기업은행은 이튿날 영장을 접수했지만 이를 금융사고로 파악하지 못했다.


이후 10월 2일 금감원이 압수수색 관련 사실 확인을 요청한 뒤에야 영장 접수 사실과 사고 가능성을 확인했고, 같은 달 10일 금감원에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금융사고를 보고했다.


경찰의 추가 영장 처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10일 두 번째 압수수색 영장이 은행에 접수됐지만 본부에 전달된 것은 일주일이 지난 17일이었다.


사고 인지 이후 진행한 자체 점검에서도 이상 징후를 걸러내지 못했다.


기업은행 검사부는 관련 대출 164억8900만원을 대상으로 여신심사와 담보평가, 제출 서류, 자금 흐름 등을 들여다봤지만 두 차례 모두 ‘특이사항 없음’으로 결론 냈다.


점검 대상에는 동일 건물 내 여러 호실을 담보로 서로 다른 차주에게 실행된 대출과 제3자 자금 유입, 일부 차주와 관계기업·실질 지배자 사이의 연계 정황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고를 인지하고 당국에 보고한 이후에도 관련 대출은 추가로 나갔다.


기업은행은 금감원 보고 약 2주 뒤인 지난해 10월 24일 경기 남양주의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19억원의 시설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해당 대출은 본부의 담보 승인과 여신심사 절차를 거쳤지만 이후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연체가 발생하면서 대출금 19억원 전액이 사고 관련 금액으로 분류됐다.


기업은행의 사고 규모는 수사가 확대되면서 증가했다.


최초 금융사고 보고 당시 1개 차주 1건, 9억6500만원이었던 사고액은 올해 6월 47억8500만원으로 늘었고, 지난달에는 182억2100만원까지 확대됐다.


관련 대출은 12개 차주, 14건으로 총 244억6000만원이다. 기업은행은 이 가운데 62억3900만원을 외부 매각 등을 통해 회수했으며 미회수 잔액은 182억2100만원이다.


대손충당금은 10억9800만원을 적립한 상태로 최종 손실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 자료 제출 과정에서도 오류가 확인됐다.


기업은행이 신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작성 중인 파일이 포함됐고, 일부에는 다른 차주의 대출 심사 내용이나 관계기업 연결 정보가 잘못 기재됐다.


기업은행은 비식별화 작업 과정에서 작성 중인 파일이 포함됐으며 일부 내용은 편집 오류와 단순 오탈자라는 입장이다. 자료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왜곡하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은 시행사와 브로커 등이 수도권 상업용 부동산을 대상으로 명의상 수분양자를 내세워 허위 서류로 대출을 받는 이른바 ‘작업대출’ 사건의 일부다.


같은 유형의 금융사고는 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과 상호금융권에서 총 136건, 1091억1000만원 규모로 파악됐다.


은행권에서는 기업은행의 사고 금액이 182억21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173억4000만원, 우리은행 98억7000만원, KB국민은행 35억8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신동욱 의원은 “기업은행은 경찰이 구체적인 사기 혐의와 대출 금액까지 적시한 영장을 보냈는데도 모르다가 금감원이 영장 접수 사실을 알려준 뒤에야 겨우 사고를 인지했다”며 “사고 인지 후에도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찾아내지 못하고 대출을 또 해주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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