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협회, 임장비·정률제 다시 수면 위로
부담 우려…"돈 받는 만큼 서비스 질 높여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전·월세 광고가 붙어 있다.ⓒ뉴시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임장비와 중개보수 정률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서자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중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에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고 중개보수를 둘러싼 분쟁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소비자 비용 부담 증가와 중개 서비스의 질·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매수·임차 희망자가 공인중개사와 매물을 확인할 때 일정 금액을 먼저 내는 임장 기본보수제와 중개보수 정률제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최근 창립 40주년 및 법정단체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등기부등본 열람(수수료), 원거리는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데 지금까지는 무료로 이뤄졌다”며 “전문자격사들은 다 상담료가 있는데 공인중개사도 임장활동을 통해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에 따라 임장비도 받을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상 중개 보수는 거래가 성립된 경우에만 청구할 수 있다. 김 회장이 지난해 4월 핵심 과제로 내세웠지만 사회적 반감에 부딪혀 진전되지 못했던 임장비 카드를 다시 꺼내 든 셈이다.
중개보수 체계 손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계약 당시 중개 보수를 정하더라도 잔금 지급 단계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며 “현행 중개보수 체제는 거래질서를 더 문란하게 만들고 분쟁의 소지가 있다. 정률제로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중개보수는 상한요율 내에서 중개 의뢰인과 공인중개사가 협의해 정하게 된다. 이를 고정 수수료율 중심의 정률제로 도입해 공인중개사의 재무안정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시장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중개사의 시간과 노동이 투입되는 만큼 일정 부분 비용을 요구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모든 임장에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억원이 오가는 거래인 만큼 여러 매물을 직접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집을 볼 때마다 비용을 내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밖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매물만 보여줘도 돈을 내야 하느냐”, “차라리 당근 등 직거래를 이용하겠다”는 반응도 있다.
특히 별도의 비용을 받는 만큼 단순 매물 안내를 넘어 중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매물 정보의 정확성 등 중개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집을 알아보고 있는 A씨는 “중개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명확한 기준도 없이 비용부터 받겠다고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납득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전문적이고 충실한 중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정부는 현재 공인중개사법령에 따른 중개보수와 실비 외에 중개대상물 현장방문 수수료(임장비) 도입에 대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협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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