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 조정장에도 '만스피' 전망 유지
"목표지수와 외국인 수급은 별개"
올해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대규모 이탈은 급격한 조정을 받은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여전히 '코스피 1만' 전망을 고수하고 있지만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164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해외 IB의 낙관론을 바라보는 개인투자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64조원 넘는 순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은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은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9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는 7월 급락 이후 아직 7000선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주요 IB들의 눈높이는 여전히 높다.
JP모건은 지난 6월 제시한 코스피 12개월 목표치 1만2500을 8월에도 유지했다.
당시 JP모건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코스피 1만2500,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1만5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 6월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9000에서 1만2000으로 높인 뒤 최근 조정장에서도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노무라 역시 지난 5월 코스피 목표 범위를 기존 7500~8000에서 1만~1만1000으로 상향했다.
해외 주요 IB들이 현재 지수보다 적게는 50% 이상 높은 수준을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1만1500에서 9300으로 2200포인트 낮췄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7월 말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1만1000에서 8800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증권사의 시각차는 반도체 대형주에서도 나타난다.
노무라는 지난 4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67만원과 470만원으로 유지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지난달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2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해외 IB들은 국내 증시와 반도체 대형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평가하지만 실제 외국인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수급은 코스피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많이 거래한다.
이들 대형주가 오르내리면 코스피 지수도 크게 움직이는 만큼 외국인이 대거 사들이면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태고, 반대로 팔아치우면 지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외국인이 판다고 코스피가 반드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나 기관이 매도 물량을 받아낼 수 있고 기업 실적이나 투자심리 등에 따라 주가가 오를 수도 있다.
외국인 수급은 금리와 환율, 기업 실적 등과 함께 코스피를 움직이는 여러 요인 중 하나다.
해외 IB들이 '만스피' 전망을 거두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비중이 큰 만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 두 기업의 이익 증가가 코스피 전체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급락 역시 반도체 업황이 꺾인 결과라기보다 단기 수급에 따른 과도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JP모건은 최근 반도체 지수와 한국 증시의 주요 기술적 지표가 과매도 영역에 들어섰다며 "AI 과열 해소 및 모멘텀 투매는 사실상 완료됐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메모리 업종의 급격한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현재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도 향후 반등을 노릴 수 있는 '전술적 재진입 기회'라고 평가했다.
결국 해외 IB의 '만스피' 전망이 현실화하려면 반도체 실적 개선뿐 아니라 돌아선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IB의 목표지수는 기업 실적과 중장기 업황을 토대로 산정하는 만큼 단기 외국인 수급과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높은 목표지수가 유지되다 보니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제 시장과 전망 사이에 괴리가 크다고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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