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과 사전 금융협약 체결…“금고 심사 공정성 확보해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로고 ⓒ 데일리안 DB
4년간 68조원에 달하는 인천시 재정을 관리할 차기 시금고 선정이 시작된 가운데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심사의 공정성과 금융기관의 지역사회 기여도를 정면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
특히 시금고 공모를 앞두고 인천시가 제1금고 신청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인 하나금융그룹과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정 금융기관과의 사전 협력관계가 금고 선정 과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최근 차기 시금고 선정과 관련해 “시금고는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의 자금을 보관하는 금고지기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 안전망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민단체는 특히 지방은행이 없는 인천의 금융환경을 고려할 때 시금고의 지역사회 역할을 보다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회성 출연금 규모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지역 투자, 사회공헌 등 실질적인 지역 환원 계획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독립성과 심사 과정의 투명성 확보도 요구했다.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이나 금리 등 정량적 지표뿐 아니라 준법경영과 윤리성, 과거 지역사회 공헌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된 하나금융그룹과의 협약은 공모 일정과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는 시금고 신청을 받은 뒤 심사 절차에 들어갔지만, 경쟁 금융기관 중 하나와 사전에 별도의 협력관계를 구축한 것이 다른 신청 은행과 비교해 형평성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시금고 운영기간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이다. 인천시가 관리할 자금은 연평균 약 17조원, 전체 규모로는 약 68조원에 이른다.
지난 2일 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제1금고에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경쟁하고, 제2금고에는 NH농협은행이 단독 신청했다.
은행권에서는 금리와 신용도, 재무구조, 업무 수행능력 외에도 지역사회에 제시할 각종 지원책이 주요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금고 유치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지역기업 지원이나 사회공헌 사업 등에 상당한 규모의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시민단체는 이 같은 경쟁이 단순히 ‘누가 더 많은 돈을 내느냐’는 출연금 경쟁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선정된 금융기관이 4년 동안 지역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시금고 선정은 금융기관 간 운영권 경쟁을 넘어 68조원의 시민 재정을 지역경제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이해관계가 시민의 이익보다 앞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심사 전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를 예고했다.
인천시는 향후 금고지정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차기 시금고를 결정할 예정이다.
막대한 시민 재정을 맡길 금융기관을 선정하는 만큼 심사의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가 최종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