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상반기 흑자에도…중소형사는 양극화에 '울상'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9.07 07:01  수정 2026.09.07 07:01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2분기 자산 1조원 미만 47곳 중 10곳 적자

연체율 10% 넘긴 12곳 중 10곳이 소형사

대형저축은행, 유가증권 수익이 실적 견인

"산업·지역 등 전문화로 경쟁력 확보해야"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상반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상반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업권 전체의 회복세와 달리 중소형 저축은행은 적자와 건전성 부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건전성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면서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570억원과 비교하면 약 3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내면서 실적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


문제는 실적 개선이 업권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증시 호황에 따른 유가증권 운용수익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중소형사와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실제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분기 업권 전체 순이익의 절반(약 49.9%)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와 높은 연체율 등 건전성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총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 47곳 가운데 10곳은 적자를 기록했다.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데다 대출 영업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여지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건전성 지표에서도 소형사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연체율 10%를 넘긴 12곳 가운데 10곳이 총자산 1조원 미만 소형사였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넘어선 저축은행도 17곳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격차가 단순한 규모의 차이를 넘어 자본력과 영업 기반, 위험 분산 능력 등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방 중소형사는 지역 경기와 부동산 시장 상황에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대형사보다 부실 충격을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자본력과 영업 기반이 뒷받침되는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원을 다변화할 여지가 있지만 중소형사는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업권의 양극화를 완화하고 부실 정리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미 수년간 누적된 PF 부실과 자본력 격차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중소형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저축은행의 자본력과 영업 기반 차이가 실적과 건전성 격차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규모에 따른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문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형사는 자본력이 부족해 대출이 특정 분야에 쏠리기 쉬워 리스크 분산이 어렵다"며 "특히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위험한 차주를 상대하는 만큼 위험에 걸맞은 대가를 받지 못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중소형사는 이를 감당할 여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형사는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기보다 산업이나 지역 등 특정 분야를 전문화해 다른 저축은행이나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건전성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도덕적 해이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