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낸 만큼 보장받아야"…경총, 자동조정장치 도입 제안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9.02 12:00  수정 2026.09.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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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신뢰도 44.3%…재정 안정·기여-급여 형평성 강화해야"

물가에 인구변수 더해 자동조정…지역가입자 부과체계도 손질

급여 감액 완화·비례급여 확대…기금운용 독립성 강화도 제시

ⓒ데일리안 AI 이미지

올해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상향을 골자로 한 개정 국민연금법이 시행된 가운데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면 재정 안정성과 가입자의 생애 기여에 상응하는 급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경영계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일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한 국민연금제도 혁신 방안’ 보고서를 내고 국민연금의 재정·부과체계·급여·기금운용 등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경총은 지난해 4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을 조정하는 모수개혁과 국가의 연금 지급보장을 명문화한 국민연금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국민의 제도 신뢰는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경총이 지난해 11월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5.7%로, ‘신뢰한다’는 응답(44.3%)을 웃돌았다.


경총은 낮은 신뢰의 배경으로 인구구조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재정 구조와 가입 유형별로 다른 보험료 부과·징수체계, 사회·경제적 변화에 맞지 않는 연금 감액제도, 소득재분배에 치우친 급여구조, 기금운용의 전문성·독립성 부족 등을 꼽았다.


우선 경총은 매년 연금액을 조정할 때 물가상승률뿐 아니라 기대수명 증가와 가입자 감소 등 인구·경제 변수를 함께 반영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제안했다. 모수개혁에 더해 연금급여 조정 방식을 손질함으로써 재정 안정성과 세대 간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Pensions at a Glance 2021’에 따르면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24개국이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동조정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징수체계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장가입자와 달리 지역가입자는 직접 소득을 신고하고 보험료를 납부해야 해 소득을 과소신고하거나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납부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총은 현행 신고소득 원칙은 유지하되 국세청 과세자료와의 연계·검증을 강화하고, 신고소득과 확인소득의 차이가 클 경우 기준소득월액을 적시에 조정하는 ‘하이브리드형 부과체계’를 제안했다.


실제 2023~2025년 평균 보험료 징수율은 사업장가입자가 99.43%인 데 비해 지역가입자는 89.94%에 그쳤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경총

연금 감액제도 역시 가입자의 생애 기여를 보다 충실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제도와 노령연금·유족연금 중복급여 감액제도가 변화한 사회·경제적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관련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노령연금 수급자의 근로·사업소득이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A값)보다 200만원 이상 높으면 초과소득월액에 따라 연금액이 감액된다. 감액 한도는 최대 노령연금액의 절반이다.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수급권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에도 수급권자는 유족연금만 받거나 본인의 노령연금에 유족연금액의 30%를 추가해 받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경총은 급여구조도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 국민연금은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을 반영하는 균등급여(A값)와 가입자 개인의 소득 수준을 반영하는 비례급여(B값)를 각각 50%씩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 수준에 따른 소득대체율 격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균등급여 비중을 줄이고 비례급여 비중을 확대해 보험료 납부와 연금 수급 간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보험료 성실 납부와 장기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금운용체계의 전문성과 독립성 강화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경총은 국민연금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정부와 가입자 대표 등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구성돼 외부의 의사결정 개입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금운용위원회를 투자·금융 전문가 중심의 상설기구로 개편하고, 확대된 기금 규모와 변화한 투자환경에 걸맞게 전문적이고 책임 있는 운용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모수개혁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제도의 기본 원칙과 운영체계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세대 간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가입자의 기여가 급여에 공정하게 반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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