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 참사, 숲에 수백개 무덤 팠다…"시신 쏟아지는데 둘 곳도 없어"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8.31 13:58  수정 2026.08.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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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구 수용 영안실에 시신 125구…절반 이상 얼굴조차 알아보기 어려워

치트완 데브가트 숲에 96구 먼저 매장…100구 이상 추가 매장 예정

DNA·사진·매장 위치 모두 기록…실종자 가족들은 시신 사진 돌며 확인

26일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도로와 건물이 파괴돼 있다. ⓒ카트만두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네팔을 덮친 대홍수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현지 영안실마저 포화 상태에 이르자 당국이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희생자들을 집단 매장하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주민들이 산책하던 숲에는 수백개의 무덤이 파였고, 가족들은 훼손된 시신 사진을 하나씩 확인하며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남부 치트완 지역 데브가트 숲에 홍수로 숨진 신원미상 희생자들을 매장하고 있다. 홍수 피해가 집중된 라수와에서 약 200㎞ 떨어진 곳이지만 급류에 휩쓸린 시신들이 강을 따라 이곳까지 떠내려왔다. 당국은 지난 29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 96구를 먼저 매장했으며 100구 이상을 추가로 매장할 계획이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 가운데 하나인 바랏푸르 병원은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 약 50구를 보관할 수 있는 영안실과 임시 시설에 한때 시신 약 125구가 놓였으며 상당수가 며칠 동안 흙탕물에 잠겨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수습된 시신 가운데 절반 이상이 육안으로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치트완 지역에서만 250구 안팎의 시신이 수습됐지만 상당수가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영안실 부족과 부패에 따른 보건 위험 때문에 더 이상 시신을 보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매장에 앞서 모든 시신에서 DNA를 채취하고 사진과 신체 특징, 발견 장소 등을 기록하고 있다. 각각의 무덤에는 고유 번호를 부여하고 정확한 위치도 남겨 추후 가족의 DNA와 일치할 경우 다시 시신을 찾아 인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인도에서 파견된 법의학팀도 네팔 당국의 DNA 분석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가 여전히 수천명에 달해 시신 수습은 계속될 전망이다. 치트완의 신원확인 시설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가족들이 수습된 시신의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일부 가족과 시민들은 힌두교 장례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매장이 너무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국은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며 시신의 급속한 부패에 따른 공중보건 위험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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